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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위의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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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거기에 씨가 떨어졌을까?

촘촘히 짚으로 덮은 지붕 위에서 꽃이 피고 있었다.

봉평 메밀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나오던 길이었다.

아기자기하게 잘 다듬어진 한국식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던 우리는

지붕에다 뿌리를 박고 우뚝 선 식물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모두들 목이 꺾이도록 높이 올려다 보며 탄성을 질렀다.

지붕 위 처맛 기슭에 튼실한 해바라기 두 그루가 하늘을 향하고 있고

그 중 한 나무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꽃이 피어있지 않았으면 해바라기라고 상상할 수도 없었을테지만 ~

너무 싱싱하고 튼실해 보여서 다행이었다.

그 강인한 생명력에 박수 ~ 

 

우리도 60년을 버티고 견뎌내 지금 이 순간을 맞게 되니 박수 받을만 하지.

그래서 또 감사하게 되고 남은 날들을 잘 보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 ~

 

 

*  추녀 밑 제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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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제비집을 보았다.

단양 온달 촬영지 화장실 추녀 밑 시멘트 벽에다 제비가 집을 짓고 새끼를 깠다.

마침 어미가 모이를 물어다가 새끼 입에 넣어주는 광경을 보았다.

우르르 화장실에 들어가려다가 ~

 

어미가 떠나고 난 둥지에 새끼 제비 주둥이가 빼꼼 보이자

너나 할 것 없이 모성 본능이 발동하여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는 말이 필요없이 그냥 통했다.

다들 둥지를 짓고 새끼를 품어 길렀고 떠나 보내기도 했다.

빈 둥지에 홀로 남겨지지 않고 친구를 찾아 나왔으니 얼마나 잘 된 일인가.

새삼 고맙고 든든한 마음이 들어 콧등이 시큰 ~

우리가 받은 복이 참 크다.

 

 

환갑 나이를 자랑하며 떠난 이번 여행의 주제는

<행복하게 나이들기>였다.

나이 들어가면서 날마다 더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함께 세월을 이겨 온 친구라는 울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아듣고 이해할 동지들이니까.~

 

여정 내내 참 편안하고 좋았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고 마음을 모았다.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서로 배려하고 돌보았다.

함께 가지 못한 친구들은 모두 우리들 마음 주머니 속에 담겨 있었다.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

 

 

여러 분들의 기도와 성원 덕분에 무사히 여행을 마쳤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