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단장을 축하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눈팅만 하는 걸 용서해. 하지만 늘 이곳에 와서 위로를 받는다.


















최고로 아름다운 영화

화창한 토요일, 오랜만에 친구와 영화 보러 시내에 나가는 날이었다.
들뜬 가슴을 안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몇 정거장 지났을 때 할머니 한 분이 차에 오르셨다.
입구 쪽에 기대어 가쁘게 숨을 내쉬는 할머니,
지하철이 출발하자 할머니의 몸도 따라서 움직였다.
그러다 힘이 드시는지 곧 주저앉고 말았다.

누구 하나 관심을 갖지 않는 가운데 저만치에 앉아 있던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큰 소리로

"할머니 어디 아프세요?" 하고 물었다.
"응. 다리가 좀 아프구나. 힘이 없어."
아이는 벌떡 일어나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여기 있으면 더 아프니깐 제 자리에 앉으세요.

전 서 있어도 안 아파요. 제가 잡아 드릴게요."
그러자 그 옆에서 신문을 보던 아저씨가 그제야 일어나서 할머니를 부축했다.
"제 자리에 앉으세요. 힘드시죠?"

그렇게 해서 아이는 할머니와 나란히 앉게 되었다.
아이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할머니께 까 드렸다.
그러곤 자기도 오물오물 씹으면서 말했다.

"오늘 학교에서 발표 잘해서 선생님께 받았어요."
아이는 다른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사탕을 또 꺼내 할머니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나중에 먹고 싶으면 드세요. 전 내일 또 받으면 돼요."

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너무도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
"전포동에서 내려야 하는데."
"다음 역이에요."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하자 아이는 할머니를 부축하고 천천히 문 쪽으로 갔다.
사람들은 조용히 길을 비켜주었다.

"할머니 힘드시니깐 다음엔 혼자서 타지 마세요."

"고맙구나, 아가야."

문이 열렸다.
아이에게 손을 흔드시는 할머니는 아까 그 힘없던 모습이 아니었다.
차는 곧 떠났다. 지하철 안은 조용해졌다.
난 오늘 최고로 아름다운 영화를 보았다.
어떤 영화도 내게 이런 감동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