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좀 시키시죠.---

2004년 3월 13일 우리 낭군이 티켓을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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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무슨 뮤지컬 잡지에선가, 책이었던가
맘마미아를 소개하는 글을 보고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찾아봤다.
음악을 들었다.
음악이... 너무 좋았다.
CD 를 구해서 듣고 또 들었다.
이 공연을 한번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맘마미아의 한국 공연이 결정되고, 캐스팅이 발표되었다.
배우들도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다.
너무나 기대되었다.
즐거운 공연이었다.
내용도 재밌었고, 귀에 익은 아바의 노래들에 리듬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배우들의 실력도 좋았고,
음악도 약한듯 힘있었다.
물을 부유하는 듯한 조명도 좋았다.

유쾌했다.
즐겁게 웃으며, 손뼉치고, 소리질렀다.

딱 한번.
눈물이 났던 장면이 있다.
결혼식전 찾아온 샘에게 도나가 the winner takes it all 을 부를 때.
해리, 빌과는 즐겁게 과거를 회상했던 도나가
그 시간을 되돌려 이야기하는 것을 힘겨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갖죠. 친구가 되든 연인이 되든 승자가...
그때 나는,
그녀의 지나간 힘든 사랑에 (정확하게는 그 이별과 그 사랑을 잊기위한 그녀의 처절한 시간에) 마음이 아팠고,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우리에게만 사랑이 허락된 것처럼
그런 사랑이야기를 가졌을 어머니들을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것에,
그녀가 겪었을 패자로서의 힘겨운 시간이 어쩌면 내가 겪었던 것보다 더 비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때는 더 먹고 살기 어려웠으니까)
눈물이 났다.


앵콜곡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배우들과 모든 스텝들에게 감사한다.
친구도, 나도 재밌었다고, 즐겁게 웃으며 나왔다.
그리고 나는
이세상의 엄마들의 사랑과 슬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면서 엄마들을 더 인간적으로 사랑하게 된 것 같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6-06 1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