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글 수 1,261
2016.07.29 21:49:59 (*.210.171.94)
게으른 사람의 블로그를 찾아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댓글도 고마워요.
요즘은 그 길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들었어요~
상혼도 개입이 되고 사건 사고도 많구요.
여자 혼자 걸어도 정말 안전한 길이었는데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곤한 잠에 빠져있는 새벽에 부스럭대며 안면을 방해하는 사람들로
한국인들이 지목된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그때는 숫자가 적어서 눈에 안 띄었나 싶기도 하구요.
한번은 24명이 묵는 방에서 엄청나게 코를 고는 한 사람 때문에 23명이 잠을 설친 날이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난 그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는 태평한 얼굴이어서 꽤나 허탈했더랬지요~
근데 다들 "저 사람, 참..."이지 "어느 나라 사람이야?" 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결국은 개개인의 문제인데 동양인들이라 눈에 더 띄다보니 한국인들은...이라 하게 된 것 같구요.
재미있는 건 한국인들이 몇 사람 만나게 되면 반가워서 저녁도 함께 먹고
오랜만에 한국말로 얘기도 나누지만 다음날이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자 페이스 조절해 적당히 떨어져 걷게 되더라구요.
카미노의 본질이 그런 것이어서겠지요.
남에게 민폐 안 끼치고 상식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행동.
그 정도면 꽤 괜찮은 카미노가 될 것 같습니다.
옥규후배 혼자 멋진 카미노를 떠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너무 재미있게 쓰신 글 잘 읽었어요.
언니 블로그에 자주 들어가 본답니다.
과작이긴 하지만 한 편 한 편 다 너무 좋은 글들이라 새기며 본답니다.
산티아고는 누구나가 조금은 꿈을 꾸는 길이지만,
물론 저도 마음 한 켠에 그럴 계획이 들어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여기를 오는 거야?-
이런 말을 읽거나 들을 때마다 머쓱해지는 느낌을 감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가 봅니다.
최근에 나온 그 길에 대한 여행기를 보면 거의 그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비교해가면서 말이죠.
제일 많이 듣는 말이 한국 사람들은 새벽에 숙소에서 짐을 싼다는 겁니다,
오! 제발~
제가 지리산에 갈 때 장터목을 숙소로 정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장터목이기 때문이랍니다.
주로 천왕봉을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중산리나 백무동에서 장터목만 올라왔다 내려가는 사람들이 묵는 곳이기 때문에 제일 사람이 많습니다.
보통 그런 큰 산의 산행은 정말 힘을 비축해야 하고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잠이 참 중요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짐을 미리미리 저녁에 다 싸 놓거나, 새벽에 살짝 들고 내려가 밖에서
싸는 게 예의인데, 그런 것을 미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많이요.
또 이야기하는 사람, 압권은 울려대는 알람이랍니다.
소란을 피해 잔 세석 산장에서도 아예 담요 들고 밖에 나와서 구석에서 잤답니다.
이런 일을 산티아고에서 똑같이 한다면?
하지만 며칠 지내다 보면 알게 되겠지요.
괜한 노파심일 거예요.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뇌를 발로 옮겨서 무한 침묵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
계속 품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원전이 그렇게 오래 전에 나온 책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