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뿌리던 검은 구름이 물러가고 밝은 햇빛이 쏟아지는 토요일 아침,  
다음 토요일에 연로하신 어른들을 모시고, 하루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아름답게 꾸며진 Filoli Garden에 미리 답사차 가 보았습니다.

봉우리진 하얀 목련이 우리 한국의 하얀  한복을 입은 단아한 여인 같이 곱게 느껴져  정말 기뻤습니다.
집 앞에 핀 자목련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붉은 동백꽃, 하양, 분홍의 동백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노란 황금빛 수선화가 여기저기  발길을 옮길 때마다  나를 반갑게 반겨 주었습니다.  
"일곱송이 수선화" 를 흥얼거리며 먼 고향의 정다운 친구들을 떠 올렸습니다.

저택의 현관에  올라서니  큰 문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열렸습니다.  
‘자동인가?’ 했는데  “Good  Morning.” 문 뒤에서  Doorman 할아버지가 정중하게 인사하시더군요.
천국문을 열어 주시는 베드로 할아버지 같이......  

기품있는 일본식 꽃꽃이,  고풍스러운 가구, 생전의 아름다운 모습,우아하게 장식된 세계의 수집품들.
방마다 다르게 꾸며져 많은 장식품으로 볼거리를 주는 집을 구경하면서,
아름답게 살다간 주인을 생각했습니다.

한  방에 들어 섰을 때 커튼사이 창문 밖으로 환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Volunteer로 안내하는 할머니는 “Beautiful  Day !”  웃으며 인사를 건네 왔습니다.
정말 맑게 갠 아름다운 날 입니다.

정원에는 계절따라 피어나는 온갖 꽃들로 잘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튜울립과  5월의 장미는 가장 손꼽히는 자랑거리 입니다.  시계탑이 보이는 연못에서 사진을 찍으며
전에 함께 왔던 이미자 선생님과 혜경이가 문득 그리워 졌습니다. 지금 모두들 바쁘시겠지?  

정원을 거닐면서 할머니의 “ Beautiful  Day !”  인삿말이 계속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음 토요일 아침, 즐거워 하시는 어른들과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가질것을 생각하니 정말 기쁩니다.



                                                              3월 11일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