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샹들리에 아래서 드레스 입은 예쁜모습을 간직해 두려고 너도나도 사진을 찍는다.  경수도 연방 프레쉬를 터트리고 선배님 후배님 모두들 신났다. 건너편 이정구 언니와 빨간 튜울립같이 예쁜 딸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사회자는 팀에서 공부 제일 잘한 사람을 뽑아 오랜다.  우리 테이블에서는 영실이를 부추켜 세운다.  이런, 선배님이 계시지.  5회 이인선 선배님이 우리 팀의 대표선수다.   다른 팀에선 3회 조영희 선배님과  새빨간 드레스 입고 나온 4회 배명희 선배님이 나왔다.

우리팀 이인선 선배님은 국민학교 때 일등했다하니, 조영희 선배님은 고등학교 때 일등했다 하고, 배명희 선배님은 대학 입학 때 전교 수석했다고 한다. 이번 문제는 국어문제,  사행시 짓기였다.  “인일여고!”  자랑스런 “인일여고”다.  
역시 공부 잘한 선배님들은 나이들어도 재치있고 빠르다.
속으로  나도 지어본다.  “ 연필로 써봐야 좋은데…” 늦게나마 적어본다

인 :  인일여고  ‘인’자하면  허인님이 생각나요
일 :  일평생  ‘인’자가진  남자만  사랑하다
여 :  여인의  타는가슴  붉게붉게  꽃폈다오
고 :  고맙고  고마와요  내마음에  꽃피워줘.

이제 노래자랑 시간이다.  
노래보다 팀전체가 나와 응원하고 춤추며 호응해 달란다.  그래, 맞아.  우리모두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주는거야.

덴버의 송자가 먼저 허리를 요리조리 흔들고 손을 높이 들어 흔들며 “댄서의 순정” 을 부른다.  우리 친구 모두와 팀전체가 나가 손을 휘적휘적 저으며 춤으로 응원한다.  반주가 빵빵하니 좋다.  송자가 신나 열창한다.  노래 부르는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돌아간다.  
경수도 미양이도 영실이도 선배님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춘다.  사회자는 심사위원에게 백댄서들이 잘 했으니 추가점수를 주라 하고,  박수소리 요란하게 환호한다.

까만티와 청바지차림으로 소녀같이 춤추며 허부영 선배는 “ 오빠”를 부르고, 미녀 삼총사 영자, 신옥 언니에다 김춘자 선배님까지 방방뜨니 열광의 도가니다.  부영언니는 랩도 잘해 랩 추가점을 주랜다.  

영란이는 “단장의 미아리고개” 를 애간장 녹이듯 잘도 넘어간다.  사회자는 중간의 대사를 잘 읊었다고 대사에 가산점을 주라하고…  
3회 유은효 대선배님의 “남행열차”는 너무너무 신나 조영희 선배님, 시애틀의 송호문 선배님 모두모두 나와 춤으로 화답한다.    

예문이 언니가 나온다.  우리들은 “예문이 언니 !”를 소리쳐 합창한다.  예문이 언니 최영희 선배님은 섹쉬하게 불렀다고 섹쉬점수를 주고…   한복입고 방실방실 웃는 영자언니,  “정거장”을 부른 성매를 응원하며,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추고 한마음이 되어 웃으며 방방 뛰었다.  
무도회의 신데렐라가 되어…  원을 그리고 한사람씩 가운데로 나와  춤추면, 따라 춤추며 돌아간다.    

밤이 깊었다.  돌아가는 바퀴는 멈출줄 모른다.  뜨거운 이 밤을 누가 멈추게 해 줘야 할텐데…
아름다운 색색의 드레스를 입고 어깨도 내놓고 가슴도 자랑하고 실컷,  정말 실컷  웃고 실컷 노래하고 실컷 춤추고…  꽃들의  멋진 밤이었다.  
언제나 이렇게 오늘 밤처럼 티없이 웃으며 살고싶다.  자주자주 만나 스스럼없이 웃으며 함께하고 싶다.  

이제 가야한다. 헤어져야한다.  
단둘이서 마주 앉아 마음에 있는 말 다하지 못했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에 또 오고 만나지.  
친구야 다음에 또 보자.  선배님, 후배님 반가웠어요. 즐거웠어요.  
내년에 건강하고 예쁜모습으로 또 뵈요.  장미동산, 원형교사 인일여고가 아니면 이렇게 만나 즐겁게 지낼 수 있겠어요.  내년에는 가슴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며 오래오래 함께해요.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Good Night !



                                                                                                        1월 25일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