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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세월은 정말 총알처럼 달려가고 있구나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빨간 단풍과 노랑 은행이 아름답구나 싶어도 멀리 가지는 못하고

지난 주 밤에 잠시 사진을 찍었지.

어제 귀가하면서 보니 아름답던 우리동네 그 길에 울긋불긋한 가을이   70% 는 다 떨어지고

바닥에 쌓였던 낙엽도 너무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어 가을을 좀더 즐기려는 욕심이 욕심으로 끝날 뿐이었다.

 

총알같이 달려가는 세월처럼

점점 떨어져가는 신체적 적응능력, 사고의 인지능력 등도 비례하여

영양가없는 최근 몇가지 에피소드를  몇자 적어보마.

 

첫째 에피소드,

 

길도 좁고 자동차는 많은데 내가 사는 동네는  자전거 도로를 만든답시고

도로를 양쪽으로 줄여  공사를 여름내내 대대적으로 했다.

교통사고를 많이 유발할 것같은 이거는 아니다 싶은 행정의 미스를 많은 사람들이 지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최근 그 피해자였다, 나의 실수가 먼저이지만.

 

보통 도로와 인도는 높이가 달라 턱이 있다.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 도로와 구분을 하기 위해 턱을 또 하나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도로 - 턱 - 자전거 도로 - 턱 - 인도 이렇게 계단처럼 공사되어 있다.

 

사건의 발단은 어두운 초저녁 무렵,

집근처에 걸어서 볼일을 보고  귀가하던 중 무단횡단을 이 아줌마가 감행하였다.

빨간 불이 들어오고 양쪽 신호등에 자동차들이 대기중이라 내가 걷는 위치의 도로에는 차들이 하나도 없었다.

요때닷 싶어 두 다리만 믿고 무단횡단을 감행하였다.

총알처럼 달려가려 마음을 먹고 선덕여왕의 비담처럼 몸을 잽싸게 날렸다.

평소에 안하던 행동이다 이건 분명.(믿어주..)

도로와 인도 사이의 턱은 오래전부터 우리 몸에 익숙해져서 그 턱을 내려 갈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한발 내밀고 도로라 판단되어 뛰려는데 자전거 턱이 또 있는 것을 인지 못해 그만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도로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졌다.

총알처럼 달려가려던 60kg의 힘과 가속력이 더해져

도로와 내가 충돌한 순간은 스파크 현상처럼 충돌에너지가 발생했다.

 

별이 반짝이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몸이 총알처럼 어디론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부웅 날아가는 것같았다.

다행이 아직도 빨간불 대기중이라 자동차들은 양쪽 모두 저만치에 있었다.

깜깜한 밤인데도 위험하다는 생각보다 앞섰던 것이 무엇인고 하면

이 부끄러운 모습을 누가 쳐다보면 어쩔까 싶은 못말리는 창피함이었다.

얼른 일어나려니 무릎이 아프고 팔이 아파 동작 변경이 빨리  안되었다.

자전거 도로를 만든 행정자 아무개씨를 원망하며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나 절뚝거리며 인도로 올라오자

그 때서야  파란불이 켜지며 자동차들이 사고의 현장(^^) 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손바닥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었고  무릎에  통증이 왔으나

얼굴이 아스팔트에 찧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위안을 하고 질뚝이며 집으로 왔다. 

 

밝은 날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보니 유독 우리 동네만 턱이 두개가 있었고

다른 지역은 하얀 금으로 경계만 표시를 해두었다.

두가지 경우 모두 장애인이나 그 밖에 어린이들 또는 나처럼 아마추어 무단횡단자들에게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늦은 시간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들의 주차장으로 이미 전락하여 제 기능을 상실했는데

전시행정의 표본이라 할 이 자전거 도로를 만드느라 우리의 세금이 얼마나 들어갔을꼬!

 

두째 에피소드

 

새벽같이 광화문을 향해 전철을 탔다.

광화문을 한두번 간 것이 아니라 지도 검색을 하지도 않고 습관처럼 부평에서 갈아탔다.

그리고 또 한번 신길에서 5호선 갈아타야하는데 기억에 전혀 없고

한정거장 먼저인 신도림에서 내려  광화문행 5호선을 타려다 보니 아차! 신길에서 내려야 하는걸...그 때서야 알아챘다.

안내 지도를 보자 한 정거장 더 가면 영등포시장역에서 5호선을 갈아탈 수있었다.

다행이다 싶어 영등포 시장에서 내려 5호선을 탔다.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이런 실수 어디 한두번인가 싶어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다.

 

5호선을 타고 한정거장 가다 어?? 방향을 거꾸로 탔잖아?

부랴부랴 다시 내려 계단을 오르고 반대편에서 5호선을 탔다.

다시 한정거장 거니 신길역이다 어? 이거 뭐지?

아까 탔던 것이 제대로 탔던 것이었다.

또 부랴부랴 내려 반대편(원래 탔던 방향)에서 5호선을 탔다.

가끔 방향을 거꾸로 탄적은 있으나 이번같은 경험은 첫경험이었다.

겨우 마음을 놓고 이제 광화문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계단을 아침부터 오르락내리락해서 피곤했나 보다.

스르륵 잠이 오기 시작했다.

눈을 뜨니 종로3가이다. 한정거장 지나쳤다.

하차하여 다시 반대편에서 전철을 타고 광화문에 무사히 도착했다.

 

약 30분 정도 낭비한 시간이었으나

다행이 아침에 일찍 출발하여 늦지 않게 볼일을 볼 수있었다.

아무래도  유순애선배님 조언대로 정수리 사혈을 해야 할까 싶다.

 

친구들 만나면 요즘 대화중에 이런 공통 부분이 있다.

 

" 아무리 바빠도 뛰지 말아라.

  특히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 다음 차를 타는 한이 있어도 절때 뛰지말아라

  뼈 다치면 우리만 손해다."

 

" 길이나 방향을 잘 모르겠다 싶으면 무조건 행인에게 물어봐라.

  잘난 척하지 말고 그냥 물어봐라.

  아무도 우리들  잘난 줄 모르니깐 말이다."

 

친구들 말을 이행치 않아

넘어지고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한 최근의 에피소드였다.

모두들 나처럼 어리벙벙하게 살지 않겠지?

건강하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