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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를 맞아 캠핑을 갔다. 

가까이 지내는 분들과 함께 세집이 샌프란시스코 북쪽,  멘도시노에 갔다.

 

멘도시노는 빅토리아 풍의 아름다운 집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담한  바닷가 타운이다.

옛날 목재를 나르기 위해 항구가 세워졌고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집만큼 나무물통 들이 군데 군데 있고 바다 절벽 위에 있어 찾는이들에게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101 도로에서 태평양 멘도시노로 가는 20 도로는  우뚝우뚝 솟은 나무들이 빽빽한 산속 34마일을 달려

내려가는 아름다운 길이다.   돌고 돌아 내려가며  자란  나무들을 보니 자식을 보는 같아 기분 좋다. 

 

텐트를 치고 저녁상을 차린다.  같이 남자분은 나보다 10 젊은데 요리를 맡았다.  아니,  말없이 손수

맡아 한다.  통김치를 맨손으로 썰고 김치찌게를 끓이는 폼이 보통이 아니다.  고기 볶다 잘익은 김치와

두부를 넣고,  보글보글 끓는 냄새가 죽인다.  삼겹살과 갈비를 굽는데  모두 먹을 때까지 혼자 끝까지 

굽고 있다.  모두들 흐뭇한 표정이다.  우리 남편 하는 일은 고작 샴페인 따르는 일이다.  모두들 성찬을

즐긴다.  고기굽던 바베큐 그릴에 가져온 고구마와 옥수수도  호일에 싸서 굽는다. 

 

장작 세뭉치를 태우며 밤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각자 텐트로 들어가 잠자리에 든다.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자장가를 불러준다.  

아침일찍 일어나  바닷가를 걸었다.  조약돌도 줍고 고동이며 홍합, 불가사리, 말미잘에  따개비까지.

두고온  옛날 고향 인천을 생각나게 한다. 

 

다시 주방장은 뚝배기에 밥을 하고, 어제 남은 밥으로는 올리브 기름에 김치를 볶다가 햄과 깻잎을

넣고 마지막으로 김도 뿌려서 김치볶음밥을 만든다. 고소한 냄새가 캠프장에 가득하다. 

이렇게 우리는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며 솜씨 있는 주방장의 대접을 받는다.  

 

텐트를 걷고, 전복이 많고 무지개빛이 난다는 Glass Beach 갔다.   안개가 바다를 신비롭게 덮고있다.

전복 잡은 이들이 3개씩 꺼내 놓고 수확을 자랑한다.  

멘도시노 다운타운 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피자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에, 피자, 후에

커피까지 대접을 받으며 입이 호강한다.  

 

1번도로를 남쪽으로 내려가는  해변도로는 정말 아름답다.   꼬불 꼬불한 밑으로 절벽이 천리. 

아래에 안개가 자욱하니 우리는 하늘나라 위를 걷고 있는듯 하다.  차를 세우고 싶은데  뒷차가 너무 급해

같다.  그냥 지나친다.  아니다.  배가 소리치고 있다.  맛있다고 너무 먹었나 보다. 

 

 

                                                 9 11 2012

                                                    샌프란시스코에서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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