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 담임이 엘에이에 오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30주년 파티에서 잠간 뵈었지만 엘에이에 오셨다니 참 반갑고 뵙고 싶었다.

선생님 제자들이 사는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고,우리가 터 잡고 사는 이곳의 이모저모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선생님이 이곳에 계시는 동안에,친구들과 여러번 통화를 하여 스케쥴을 맞춰서 계획을 잡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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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레스트랑에 가서 식사도 대접하고 싶었는데,친구 영란이가 그날 저녁에 한국에 가는 바쁜 일정으로

우리 동네의 식당에 가서 근 40년만에 담임 선생님과의 해후를 하게 되었다.

영란,미양,성매,경수는 졸업 앨범의 같은 페이지에 있고 키가 좀 작았던 난주만 다른 페이지에 있으니

엘에이 동네에 5명의 "찐홍"선생님 반이 살고 있는 셈이다.

 

영란이는 별걸 다 기억한다.

"선생님은 종례시간에 하나씩의 사자성어를 가르쳐 주시곤 했어요. 첫날에 가르쳐 주신 사자성어가 뭔지 기억나세요?

天衣無縫 이라는 사자성어예요, 천사가 입는 옷에는 꿰멘 자국이 없다는 건데요. 풀어 말하면 인생의 여정에 흠이 없이 살라는교훈이지요"

난 역시 머리가 안 좋은지 같이 앉아서 들었을 텐데도 어찌 이렇게 통 생각이 안 나는 걸까?

 

말씀을 하신 선생님이나,제자들이 그런 삶을 살아 왔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그런 선생님의 마음과 가르침으로 이나마 여기까지 오게 되지 않았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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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선생님으로 인천여중에 첫부임을 하셨으니 얼마나 어려우셨겠나마는 깐깐한 성격으로 기억 되던 선생님은

이젠 둥글 둥글 모나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한발짝 물러나 표현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다.

결혼을 잘 하신 탓이라 말씀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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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 하는 시간을 갖었는데 엽렵한 성매는 졸업앨범을 갖고 나왔다.

예전의 우리들 모습의사진을  보시며 그 시절의 우리들을 모두 기억해 내시는 선생님

선생님 기억엔 나는 아주 말랐던 소녀였는데 지금은 후덕한 여자로 변했다는 얘기에 내가 뾰루퉁 했더니

친구들이 나를 달래준다.

후덕이 얼마나 좋은 건데 그러니?

"얘 그래도 난 싫다,뭐"

 

선생님 누가 제일 예뻐 졌어요?

내 생각엔 영실이가 제일 예뻐진 것 같은데요

애들은 다들 나를 면구 준다 " 야, 너야 너 ,너 해"

예뻐진 건 별로 좋은 얘기가 아닌데----ㅋ

 

선생님,선생님을 뵙고 우리가 모두 즐거워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나이의 우리들에게 상처를  주시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 주신 기억 때문이려니 합니다.

선생님의 수고와 배려로 제자들이 이만큼 살고 있으니 선생님의 인생은 성공입니다.

선생님의 바람대로 우리의 여정 또한 "행복" 하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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