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엘에이엔 요즈음,우기가 아닌 시월에 비가 추척추척 내린다.

집안이 습기로 눅눅하고,밖으로 산책을 나가기도 그렇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쉬운 그런 날씨이다.

라디오에서 들으니 예전엔 아이큐 높은 걸 제일로 쳤고

그 다음엔 이큐(감성지수) 높은 걸 쳐 주던 세대가 있었지만 요즘은 사람들과의 소통점수를(그걸 뭐라고 표현하더라?) 제일로 친다고 한다.

말하자면 사람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써의 인터냇이나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공담대를 형성할 줄 아는 것이

점수를 많이 받는 사람으로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그렇다고 너무 왁자지껄 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조근조근 사는 얘기를 풀어 놓는 건

어쩌면 이제  내리막을 향해가는 우리들의 인생이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많이 아프신 얘기는 지난번에 써서 많은 친구들이 아는 얘기이니까 이제 그후의 얘기를 늘어 놓는다.

1월10일에 병원에 입원하신 후 만 십개월 2010년은 꼬박 아버지곁에서 시간을 지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많이 좋아지셔서 내가 일하는 날에는 노인쌘타에 가시고,내가 쉬는 날에는 그냥 집에서 계신다.

음식을 잘 삼키시질 못하는 아버지는 병원에 계실 땐 178쎈티의 키에 86파운드 39킬로그램 까지 몸무게가 줄었었는데,

그 당시엔 정말 가엾어서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지금은 103 파운드 45 킬로쯤 되나?)

집으로 모시고 와선 의사도 반신반의하며 겨우 허락을 해서 음식을 드리기 시작했고 밥을 한 숫가락을 잡숫기도 힘들어 하셨다.

정말 '쥐꼬리 만큼'씩 좋아진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7개월을 보낸 요즈음 아버지는 항상 냉면을 찾으신다.

인스탄트 냉면이 있기 마련이지 매일 냉면집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니,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냄면이 미끄럽고 국물이 있어서인지 목으로 잘 넘어가는 것 같다.

ensure라는 영양식으로 그나마 생명을 유지 하시던 아버지가 조금씩 나아지셔서 냉면을 잡수시게 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옛날 어른들이 냉면을 최고의 음식 중 하나로 치시던 것이 어쩌면 다 이유가 있어서 일 것도 같다.

아 참!! 또하나의 음식이 있다.

노인쎈터에 다녀 오시고 오후시간 내내 나 오기만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낙은 맥도날드로의 저녁행이다.

치킨 너갯 6피스에 시니어 드링크,항상 똑같은 메뉴를 시켜서 어떤 날엔 치킨너갯 하나를 또 어떤 날엔 두개를 잡수신다.

항상 같은 routine으로 시켜 같고 오면 항상 같은 말을 되뇌신다.

"너도 먹어라"

언젠가 될지는 모르지만 동네 맥도날드의 그 의자엔 앉으면 아버지의 말씀하시던 그 모습이 그리울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들에게 맥도날드에 가는 얘기를 했더니 맥도날드에 감사편지를 쓰랜다.

치킨너갯이 아버지를 살리고 있다고---

기왕이면 풀무원이나  면사랑,순수냉면등  모든 냉면 공장에도 편지를 한통씩 보내야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골치가 아프고 친구들에게나 냉면회사 선전을 좀 해 주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