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칩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집에 들어앉아 있게 되더군요.

혼자 있을 때는 거의 켜지 않던 에어컨을 제습상태로라도 내내 켜놓고 지냈을 정도로 더위를 탔습니다.

쉬엄쉬엄 하는 요가도 숨이 막힐 것 같아 여름 내내 쉬었네요.

1년치 등록해놓은 걸 아까워할 여유도 없었지요.


그래도 별로 심심치는 않았던 것이

지상파  TV만이 아니라 종편에다 위성방송,아이패드에 휴대폰까지 시청각 도구에 포위당한 삶이라

법보다는 주먹,책보다는 영상매체였습니다.


살림들이 좀 폈는지 경기는 불황이라면서도 온통 먹는 얘기뿐이네요.

어느날 부터인가 한 사람의 이름이 자주 귀에 걸립니다.

백선생...

외식산업의 귀재이자 유명 탤런트의 남편이랍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 분이 창업한 외식산업체가 28개나 된다고 해요.

강남의 논현동 어디쯤엔 백ㅇㅇ 거리가 다 있다고 하네요.

젊은이들은 이 거리를 죽 훑으며 그의 음식들을 다 먹어보는 미션을 수행중이기도 하답니다.


인천도 간석오거리에서 길병원 쪽으로 가다보니 전에 없던 간판이 눈에 띄네요.

빽다방.

외래와 토종 커피샵이 거의 공화국을 이룰만 한 시절에 난 데 없는 복고풍인데요.

허를 찌르는 발상이 사업의 성공을 부르는가 봅니다.


요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남자 넷을 데리고 집밥요리교실을 꾸리고 있다는 게 흥미로워

눈에 띄면 보다가 아예 1회부터 찾아보았습니다.

어허,이 분이!

살림경력 30여년에도 모르던 요리의 상식과 비법을 조목조목 짚어주네요.

알기도 참 많이 아네요.

왼손으로 칼 잡고 썩썩 착착 쓰는 걸 보면 보통 솜씨는 아니라는 게 보이구요.


몇 가지 따라 해봅니다.

만능간장.

이건 제 입맛에 너무 달군요.

두번째는 설탕을 팍 줄여서 해봅니다.

좀 낫네요.

짭니다.

물조절이 관건입니다.


어묵볶음.

조림처럼 국물을 넉넉히 붓고 감자 양파 등을 한꺼번에 때려넣고(!) 만들랍니다.

반신반의.

일단 믿고 해봅니다.

감자도 익고 어묵은 쫄깃하네요.

신기하여라~


고등어 조림.

국물이 너무 많지 않을까?

밥반찬으로 딱 좋은 음식의 탄생입니다.


이 분은 최소한 100명 정도를 염두에 두고 레시피를 만든다 하네요.

간이 좀 쎄다는 느낌은 각자의 내공으로 극복하면서 만들어야겠네요. 

재료를 큼직큼직 썰어서 쓰는 터프함에 섬세한 느낌은 부족하지만

요리가 조금은 만만해지네요.

아이들은 멀리 살고 달랑 두식구 살림이라 아이들 키울 때는 자주 해먹던 기본적인 음식도 별미가 되니

가끔은 이 분의 아이디어를 빌려 보기로 합니다.

방송에 나온 식재료는 그날 마트나 시장에서 동이 나기도 한다는 걸 보면 이 분의 도움을 받는 주부들이

많기는 한 모양입니다.


"요리인류"라는 프로그램도 있네요.

코르동 블루까지 가서 요리를 정식으로 배웠다는 "누들로드"의 이욱정 피디가 직접 요리를 하면서

세계각국의 요리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던데요.

마지막편을 마음먹고 들여다 보니 요리의 기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프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띄엄띄엄 봤는데 이것도 처음부터 차근히 봐야겠어요.


이런 프로들을 보다보니 실제로 먹는 것보다 더 맛있게 먹고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상상력이 가미된 탓이겠지요.

먹방이라 불리는 인터넷 방송은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도 해서

방송하는 사람들에겐 꽤 높은 수입원이 된다 하네요.


먹는 양이 많지도 않고 체중도 줄여야 하는 입장이긴 하나

한 끼 때우는 것조차도 귀찮던 여름 더위도 지났으니

백선생이던 이피디던 능력자들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아,그리고 요즘 인천대공원에 가면 하얀꽃 만발한 메밀밭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맛있게 드신 후에 운동삼아 나들이도 한번 해보세요.


20150906_150054.jpg


20150906_153530.jpg


20150906_154030.jpg


20150906_154421.jpg


20150906_154524.jpg


20150906_161425.jpg


20150906_15480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