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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유정열

 

 

잊혀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머리에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뼛속 가장 깊은 곳에

새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죽어 살이 썩고

뼈가 삭아

 

맨 마지막 뼈 한조각 마저도

먼지로 화할때?

 

비로소

눈을 감는 것이다 ?



혜경이는 나에게 참 좋은 친구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전화를 걸어 잠시 쉬는 시간을 나에게 가져다 준다.

이것 저것 먹어 보고 찾아 보고 좋은 것이 있으면 나에게 가르쳐 주려고  신경써 준다.  아마 그 것이 혜경이의 사랑일 것이다. 


지난 번에는 Strawberry Hill 에 가 보았느냐고 전화가 왔다.  아니. 우리는 골든게이트 공원 안에 있는 그 "딸기언덕" 에 갔다.

그 언덕은 호수로 둘러 싸여진 섬인데 모양이 딸기 같다고 붙혀진 이름이란다.  언덕으로 통하는 돌다리를 건너 빙글빙글 돌아

언덕을 올라 간다.   금문공원이 눈아래 펼쳐지고  샌프란시스코 전경과  멀리 금문교 붉은 다리가 보인다. 

호수로 흘러 내리는 폭포가 있어 시원한 마음이 든다.  저 아래 호수에는 쌍쌍이 보트를 타고 노를 저으며 즐거워들 하고 있다.  

혜경이는 알고 있고 찾아 본 것들을 열심히 나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고맙다. 


우리는 시청 옆의 Asian Art Museum 에 갔다.  마침 조선중세의 왕과 양반들의 삶을 엿볼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임금이 타던 가마도 보고, 평양감사가 대동강에서 환하게 불을 밝히고 노는 모양도 보았다. 2층 삼성홀에서는 조선시대의

결혼식 장면이 재현되고 있었다.  도우미 중에는 키큰 미국 사람들도 끼어 있어 재미 있었다. 

혜경이는 그 안에 있는 까페에서 젤 맛있는 음식을 골라 우리에게 권해 준다.  나는 도쿄 긴자의 라면을 따끈하게 먹었고 

혜경이는 야채샐러드를 맛있게 먹었다. 


혜경이는 잊을만하면 이렃게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데려가 주고 못 먹어 본 것을 맛보게 해준다. 

나는 그 것이 혜경이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름보다도 더 정열적인 유정열의  "사랑은 " 보다도 어쩌면 더 뜨거운 사랑을 혜경이는 누군가를 향해 불태우고 있는지 모른다. 

혜경이는 그 바쁜 중에도 나이들어 외롭게 혼자사는 할머니들을 어머니라 부르며 찾아가서 한두시간씩 말동무 해주고 온다. 

조용히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혜경이가 한없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샌프란시스코에는 혜경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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