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명애여사가 오랫만에 호출

오전11시에 동대문 만남의 광장에서 부킹

입춘추위도 없이 얼마나 따뜻한 날씨인지 마음마저 푸근해진다.

 

한가한 듯한 청계천주변의 상가길을 걸으며

두리번,두리번 헌 책방도 둘러보고

알록달록 모자가게엔 벌써 여름모자들이 가득하다.

 

뜨게방에도 들렀는데 부지런한 어머님들이 모여앉아

뜨게질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정겹다.

덴버 명희모녀가 생각난다. 지금도 뜨게질에 여념이 없으려나??

옆의 어머님께서는 코를 잡으면서 '잠 안 올땐 뜨게질이 최고에요'하신다만

난 '왜 잠이 안 오는데요?? 전 뜨게질 하려해도 성질 더러워서 못하겠어요'

 

명애가 필요한 실도 사고 커피도 얻어마시면서

뜨게방 체험을 한 후

 

하도 햇볕이 따뜻하여 청계천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지나가던 어르신께서 손으로 물을 가리키면서

'물고기가 가득하다고 친절하게 일러주셨다'

'녜? 아무리요'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보니

정말 수 백마리의 송사리들이 물을 거스르며 모여 장관을 이루었다.

추운 겨울을 잘도 견뎌낸 생물들이 신비롭기만하다.

 

징검다리 곁에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청둥오리 한쌍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한없이 한가해진다.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이였기에

입춘의 봄볕이 유난히 따스했던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