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우리 교회 집사님의 아들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슨 이유로 자살했는지 아직도 모른다.
최근의 최진실과 안재환의 자살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스스로 끊는 유행병이 번지는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한데 이런 소식을 또 듣다니 깊은 비감에 잠긴다.
미국에 이민와서 살면서 우리들의 가까운 이민 가정의 자녀가 자살한 소식을 듣는 것이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 중에 첫번째 자살 소식을 들은 것은 20년쯤 전이었는데, 너무나 잘 생기고 대학공부 잘하던 남자 아이가 이성간의 갈등 문제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였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망연 자실한 그 아버지가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며 횡설수설, 문상 온 사람들에게 인사하던 생각이 난다.
그 일은 그 가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
그리봐서 그랬을까..유학와서 눌러 앉아 큰 돈을 벌기도 하며 자신만만하게 살던 그분들이 기가 푹 꺽여서 지내었다.
그 집의 예쁜 딸은 아직도 노처녀로 40대가 되어가니 부모의 속을 얼마나 썩이고 있는지...아무래도 자살자가 그 가족에게 생기면 당하는 불이익을 치르는 것 같다. 또 우리 동네에 살던 변호사 지망생이던 한 청년 하나도 이성문제에 빠져 자살로 대답을 했다. 그 아이도 아주 잘생겼고 공부도 썩 잘하던 촉망 받던 젊은이였다. 얼마나 애석하고 아까운 일이었던지!

그 후에 사고로 죽은 젊은 이들이 몇이 있었다. 밤새 술을 퍼먹고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않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파티에 놀러가서 실종되어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된 고등학생, 여름방학 때 수영하러 물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한 대학생…
갑자기 머리 아프다해서 입원했는데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그날로 죽은 대학생...등등 다 쓸수 없이 많은 2세들의 죽음..이상하게 대부분이 남자 아이들이었다.
애면 글면 남의 나라에서 쓸만하게 키워 논 아이들이 하루아침 없어지는 일은 그 부모님의 가슴을 까맣게 타들어가게 하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그런 사고들이야 우리가 어찌할수 없는 일이다. 차마 체념할수 없는 일이지만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면 체념 할수가 있는 일이다.
그런데 스스로 자기 목숨을 앗는 일은 병이나 사고로 죽은 아이들의 몇천 배의 고통을 부모의 가슴에 평생 떠 안겨주는 일인 것이다. 또한 어쩌면 피할수도 있었던 일이었어서 더욱 애닯은 일인 것이다. 죽은 자들이 자기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당할 수치와 죄의식과 슬픔과 괴로움을 하루치만 미리 안다면, 결코 그렇게 죽지 않았을 만큼의 고통의 터널을 평생 가야만 하는 일이다.
몇년 전에는 어떤 유수한 대학 의과대학 교수가 된 어떤 집 딸이 40세쯤에 갑자기 그렇게 갔다. 그렇게 애지중지 금지 옥엽같이 보살펴주는 어머니도, 자상한 의사 아버지도 가까이 사시는데 한마디 의논도 없이 떠나 버렸다. 우울증이 그 문제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좋은 부모, 일류 교육, 좋은 직장, 좋은 남편...아무런 문제가 없이 승승장구한 그녀의 삶에 찾아온 우울증은 도대체 어떤 괴물이며, 어디서 온 것일까?

우리집에 잠깐 와서 사는 유학생은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하루는 멀쩡한데 하루는 울고불고 난리가 없다.
자기도 그렇게 하지 않으려하는데 자꾸 그렇게 된다고 한다.
약도 말을 안들어 상담을 받아보고 애를쓰지만
우울증이 갑자기 공격하면 어쩔 수가 없단다.
한인 유학생들 중에도 자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말을 오늘 들었다.
자살이야기가 가득한 인터넷을 볼때마다 그애가 그걸 볼까 겁이 난다.
가끔 "죽고 싶어요."라는 말을 하니까 말이다.
'죽고 싶다'라는 말은 옛날에 훔쳐본 언니의 일기장에 자주 있던 말이다.
어린 나는 언니가 보이지만 않으면 어디가서 죽었나? 하고 전전 긍긍하던 적이 있었다.다행히 언니는 자살하지 않았다만...
어린것을 공부하라고 외국에 데려다 놓는 그 부모의 교육열이야 우리가 탓할 것은 못되나 우울증은 해결해주고 그리해야할 것이 아닌가? 집집이 하나나 둘밖에 안키워 온실의 화초같이 자라는 아이들...모두 다 그렇지야 않겠지만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어서 고통이나 어려움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는 약해빠진 아이들... 현대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유가 키우는 방식과 상관이 있지 않을까?.. 밖에 내 놓으면 쉽게 병드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요즈음같이 살기 힘든 세상에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들었다. 요즈음 최진실을 따라하는 모방성 자살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죽을 일이 가득한 세상에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지도 모른다. 힘든 인생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한 두 번씩 안해 본 사람이 어디 있을 것인가? 그러나 자살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요 한사람의 고통이 수백배로 퍼지는 일인 것을 여러번 보아서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수억의 부채를 못 갚겠다고 자살한 안재환의 가족과 부인...얼마나 오랫동안 그로 인해 슬픔과 고통을 받아야 할까.. 나는 그 이름을 이번에 알았지만 그의 연기를 한번 보고 인상을 참 좋게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정말 기가 막혔다. 그렇게 순수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 이상하게도 며칠이나 머리 속에 그의 모습이 빙빙 돌았었다. 파산선고를 하고 재기를 했어도 금방 재기했을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최진실의 죽음은 더구나 말도 안되는 이유였다. 악플이 너무 했던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죽다니... 얼마전의 무릎팍도사 프로에 나와서 하는 말을 들어보니 나이 때문에 인기의 내리막을 어쩔 수 없이 맛보아야 하는 공포심이 엿보였다. 너무 높이 올라갔던 사람에게 오는 필요이상 끔찍한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소수의 고통을 주는 사람들보다 수천배의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을 잊으면 안되었다. 또한 나이가 들어 전성기 같지는 않겠지만 그런대로 한 몫을 얼마나 잘해낼 그녀였는지 우리는 안다. 귀여운 두 아이와 씩씩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던 그녀가 충동적 자살을 하다니... 어찌 그렇게 가서 우리 모두의 슬픔이 되었을까.
자기의 자랑과 책임이던 아이들까지 고아의 자리로 내 몰은 그녀의 죽음은 너무나 안타깝고 용서할 수 없다. 벌써 열명쯤 모방 자살을 했으니 얼마나 더 피해가 날지 누가 알랴?
나는 크리스챤이고 자살은 죄라고 믿는 사람이다. 목숨이 자기 것인양 자기 마음대로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중에 세상에 나고 싶어서 나온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서 알수있듯이 생명은 창조주의 것이다. 자살하면 하나님의 모든 계획은 허사가 되고 마귀가 좋아하는 일이다. 마귀는 우리를 도적질하고 망하게 하고 파괴하고 마침내 영원히 죽일 목적으로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다.
그런데 정말 갑갑한 일은 수많은 연예계의 자살자들이 거의 대부분이 자기는 크리스챤이라고 했으며 살아서 교회를 다녔다는 것이다. 내 주위에서 자살했던 이민 2세들도 적어도 부모는 크리스챤인 가정에서 자라났다.
그러니 교회에서 이런 일들을 미리 방지하는 교육에 실패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진심으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불신앙이 교회 마당만 밟아서 해결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이라도 교회에서 자살금지 교육을 제대로 시켰으면 좋겠다. 또한 외로운 이민 생활하는 교우들끼리 서로 깊은 교제를 할수 있어서 서로의 위로가 충분히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주위의 사람들을 눈여겨 보고 혹 누가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지나 않나 보살펴 주면 좋겠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먹고 살만하고, 교회만 나와 앉아 있으면 다 된일로 착각하지 말아야한다. 2세들이 공부 잘하고 몸 건강하다고 그것으로 다 된양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왜 우리는 그많은 어려움 중에서도 견디고 살아야 하는가..를 잘 가르칠 일이다.
자살의 반대 말은 살자요, 자살금지는 거꾸로 하면 지금살자라는 말이된다... 우리의 2세들에게 자살하면 안되는 이유,어떤 상황에서도 살아 남아야할 이유를 가르쳐야 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인생이 무지개 구름만을 지나는것이 아니라 때로 어둔 폭풍도 지나야 함을 체험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먼길 가야할 말은 굶는 훈련도 시켜야 할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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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드리고 와서 잠깐 컴앞에서 언니의 글 잘 읽었어요.
정말 무섭군요.!!!
왜 그리 나약해졌는지 모를 요즘의 아이들!!!
모방자살이 이렇게나 사회의 물의를 일으키니
아예 메스컴을 안 타야하지 않을까요???
유학을 보내고 있는 저로서도
가끔은 딸아이가
혼자서 이겨내기가 어려울텐데........ 어쩌나?하는 걱정 뿐이예요.
요즘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들었어요.
웃음이 우울증 치료제라는데 그리 쉽지 않더군요.
어디서부터 교육이 필요한지?
교육으로 가능한지 많이 걱정이예요.
자살만은 막아야하는데....
우리 주변부터 살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