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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모임에 입회한다고 나가더니,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
"웬일로 일찍 왔어요?"
"아니, 손자 봐야 된다고 일찍들 간다네."
난 내심,  간만에 쓸만한 친구들을 만났구나 생각했다.
근데 그이가,
 "김OO 알어?"
 "이OO 는?"
밑도 끝도 없이 묻는다.
 "그게 누군데?"
 "동창이라던데?"

술을 마시던 앞 좌석의 친구들이 초등동창회가 어쩌구저쩌구 하더니 글쎄,
 "너 유옥순 소식 아냐?"
 "그림 그리던 애?"
 "걘 얌전해서 시집 잘 갔을거야."
 "키가 165는 넘을걸?"
점이 코 옆에 있었느니, 입 옆에 있었느니.....

자기 마누라를 자기보다 더 잘 아는척하는 그들 얘기를 듣다 못한 그이가,
"유옥순인 왜 찾는데?"
"어? 너 알어?"
"유옥순이 내 밥 해주고 있다. 왜?"
그래 박장대소하다 왔노란다.

년 말 부부 모임때 내 얼굴 본다고 좋아하더란다. 맙소사!

어쩌지?  변변한 코트 하나 없는데.
키 높이 구두라도 한 켤레 사야 하나?
실망하는 눈빛을 보느니 차라리 그냥 홀아비로 내 보낼까?

ㅋㅋㅋ. 나도 참 웃기는 여편네다.

옆에서 남편은 내 속을 들여다 본 듯 히죽히죽 웃으며 잘도 자고있다.  (에이,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