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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게질 하는 여자



                                                                     오인숙

시간의 코를 꿰어

지금 짜고 있는 것은

그립다는 고백


헐렁해진 실뭉치 풀어

      설레임 한 코
기다림 한 코 엮어

누구에게 건네줄까


팥죽색 입술로 떨고 있는

추운 사랑의 가리개

무릎덮게 같은 거였지


한나절 무릎 위에 놀던 햇살

인사 없이 떠나고 나면

베개 곁에 쌓이는 뜨개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