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 in Southern China

오늘 미국에서 바이어가 와서
한 달 동안 그린
몇 장 안 되는 그림을 가져갔다.

그는 오늘도 요리조리 살피더니,
그림 두 장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간다.

맞선에서 퇴짜 맞은 내 새끼인양 측은하여
액자에 끼워본다
"괜찮네 뭐.  바보같이 그림도 모르는 것이 무슨 그림 장사를 한다고..."

휑한 화실을 보며 가슴이 싸~하다

보낸 녀석도 측은하고, 남은 녀석도 측은하다.
팔려 간 그림들은,
공양미 삼백석에 딸 팔아먹은 심봉사같은 심정이고,
퇴짜 맞은 그림은,
못난 부모때문에 혼기 놓친 자식같다.
그래도 어쩌랴, 재주라곤 이뿐인걸....

요즘 중국의 값싼 그림에 밀려 
20여년 일해 온 한국의 화가들이 붓을 놓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거라도 감사해야지 어쩌랴.

그동안 시집 보낸 내 새끼들,
구박 안 받고 잘들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