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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간발에 차이로 놓쳤다.
무슨 회사 출근 시간 맞추는 것도 아닌데 난 요걸로 오늘의 운세를 점친다.
화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창문을 열고 옷 갈아 입으며 인터넷 스위치를~

어?
'옥순아, 드디어 알았어.' 
???
댓글도 아닌 대문에서 영숙이가 불러 재킨다.
하하하!  요즘 홈피에 맛 들여 한층 밝아진 영숙이가 대문 여는 방법을 알았단다.
개구멍으로만 드나드는 내가 딱했던가보다.
아이구 구여운~
고마운 영숙에게 객쩍은 소리 몇 마디 던지고
이어서, 
4기에 방문하기 시작한 이흥복님께 감사하단 뜻으로 주제넘게 한 마디하고
댓글 등록을 탁!
미국의 명순이가 내 이름 불러주니 반가워서 또 싱겁게 한 마디!
그때, 문자가 "띵 똥!"
엥? 이건 또 뭔소리?
영숙이가 미안하다나 어떻다나?
내 고약한 글 버릇이 맘 약한 영숙이 맘을 다쳤나싶어 허둥대며 전화를~

"영숙아, 뭔 소리야?  미안하다니?  내가 글을 잘못 썼니...? 어쩌고 저쩌고......"
그래도 영숙이가 연신 미안하다며 밥을 사겠단다.  원 참~
난 깔깔대며 "너, 매일 매일 홈피에서 내 촌스런 이름 불러줄래?  밥 좀 얻어 먹게"
영숙의 푸근함에 마음이 느슨해져 답답한 요즘의 내 심사까지 흘려 버린다.

아까운 물감만 한참 없애다가 또다시 홈피로 들어갔더니,
요즘  슬슬 장난치는 위트 넘치는 순하가 또 툭 건드린다.
쓸까 말까?
에이,  오늘은 그만하자.

다른 댓글 주르륵 훑는데 또 순하가 보인다.
장난끼가 발동하여 에라 모르겠다.  

또 탁! 하고 돌아 서는데
앗불사!
내가 치매를 침해로 썼다고 발빠른 순하가 퉁박!

에구,  쥐구멍이 어딨나?

진짜 치매인가 보다.
어쩐지 오늘 지하철을 놓치더라니.....
오늘 그림 그리긴 그른 듯싶어 다시 홈피로~

우째 이런 일이?
순진한 흥복님이 내 객쩍은 소리를 오해하여 음악을 확 바꿔버렸네.
이크!
이거 어쩌지? 초면인데....

내 글 버릇이 고약하긴 한가보다.
밑에 답글이 달렸으니 삭제도 안되고
낑낑대며 쓴 답글을 뚝 자르곤
에라 모르겠다 철판깔자. 

"죄송합니다"란 말 한 마디 뒤로 숨고 보니,
얼굴이 화끈~

그림은 반도 못 그리고 이게 뭐람
에이, 당분간 근신해야지 했는데,
하루도 못가 이젠 아예 대문 열고 떠들고 있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