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아줌마'는 이모의 50년지기 친구다.
나이가 71세이지만 아주 젊어 보인다,한 50대 정도로 뿐이 안 보인다.
체구가 작아서인가,독신으로 살아서인가---
그 이유보다는 긍정적이고,마음이 곧고 착해서일거다.
젊어서는 별로 예쁘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줌마가 산호세에 있는 이종사촌의 집에 오셨다.
 처음 미국에 오신거다.
이모가 한국에 가시면서,아줌마에게 부탁을 하셔서 말하자면 그집에 4살된 아기를
돌보러 이모랑 바톤을 챈지 한 것이다.

그 아줌마가 서부관광을(요세미티,그랜드캐년) 하시고 우리집에 한 열흘을 머무르셨다.
내가 일하러 나간 사이엔 눈에 보이는 것 부터 차례로 정리를 해 주신다.
일이 굉장히 꼼꼼하다.생전 낮잠을 자 본 적이 별로  없댄다.
나는 후딱후딱하고 늘어져 낮잠도 자곤 하는데,아줌마는 천천히 하루종일 하신다.
"순이 아줌마,아줌마는 되게 느려,그런데 거북이하고 토끼가 경주를 하면 거북이가 이기지?"
"그래 그래,네 말이 맞다"하하 호호~~~

내가 비번인 날엔,아줌마랑 많이 다녔다.
독립기념일엔,바베큐,불꽃놀이

맨하탄비치에서 하루,모래를 걷고 에메랄드빛 바다의 색깔을 얘기하고,항아리 수제비를 시켜 먹고

'foxy'에 가서 먹은 연어요리---아줌마가 무척 좋아하신다.
야외페티오식당에서의 아침식사.
아메리카나,쇼핑쎈터에서의 하루

'Hollywood bowl'--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의 서늘한 밤
야외음악당에서 울려퍼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제곡
흥을 돋구는 미남가수의 롹 밴드 뮤직,불꽃놀이

엘에이 식물원에서의 하루--한국에선 보기드문 나무를 카메라에 담느라 아줌마는 정신이 없다.

베버리힐스를 드라이브 했다---아줌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저택들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줌마는 이 모든 걸 정말 즐기는 듯 했다.
정말 좋아하고 감사하는 듯 하다.
그런 아줌마를 보면서,난 신이 나고 더 잘 해드리고 싶다.
이런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인 것 같다.

아줌마는 저녁이면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해 준다.
어떤 선배의 꿈같은 사랑 이야기~~~
자신의 인생관,종교관,----

"경주야 (우리 식구들은 나를 그렇게 부른다)
난 엘에이가 이렇게 좋은 곳인 줄 몰랐어,정말 잊지 못 할거야.
내가 글을 쓸 줄 안다면 정말 너와의 일주일을 글로 표현해 보고 싶어" 
산호세로 돌아간 아줌마는 이 저녁에 나와 이런 통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