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다보면
짭쪼롬하고
꼬리꼬리하면서
한참이나 입안에서 비릿하구 구수한 맛의 여운 때문에
한동안 축으로 사다 놓고
밤마다 션한 깡맥주 에 땅콩 곁들여
즐기던 시절이 있었건만.........

언제 부턴가 부실해진 치아 때문에
그리고 같이 술잔 나눌 옆지기가 집앞 후배네 치킨집에
퇴근후 진을 친 다음 부턴
먼나라 딴나라 이야기가 되버렸는데........

그동안 실종된 옆지기한테
시위하듯
먼나라 떠돌다 다니며
세월 죽이던 시절~~~~~
오징어 친구 맥주 잊어버린지가 하세월인지라!!!~~~~

퇴근후 켄맥주 커내들고
바둑 테레비 앞에
열공하는 옆지기  그저 바라만 보는 나!

아!~~ 아~~~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구나!

전엔 같이 한잔의 맥주라도 쨘하며  재미없는 술벗 노릇도 참 잘 했건만
소 닭 보듯
시들 부들 나의 태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시들 부들 해진것이 또 늘어난 것이 있으니
언제 부턴가 도마위에 올려놓고
칼자루 휘둘르며
맘에 안드는것
열받는것
흉보며 욕하던 버르장머리가 슬쩍 꼬리를 감추어 버렸으니......

세월이 갖다 준 너그러움인가?
아님 신앙으로 숙성해보고자 하는 노력의 결실인가?
나이들어  식어가는 열정의 에너지인지?

그러다 보니
사는게 시큰둥
그리 즐거운 일도 좋은 일도
아주 속상할 일도
미워 할일도
어디엔가 미쳐 정열을 쏟을 일도
없어져버리니
이것을 마음 편하다구 하기엔 뭔가 미심쩍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데
아직까지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미련 비슷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인물이 있어
질겅질겅 씹으며
욕하는 재미를 나에게 안겨준 인물이 하나 있으니
미워 할래두 미워지지 않는
나의 벗 희정이!~~~~~~

오늘도 이쁜 영옥이가 놀러와
희정이 씹어대구
종심이랑 국제전화하며
또 씹어대구
지치지 않게 씹고 씹을 욕 생산공장을 제공하는 희정이!~~~

너무나 무심한 희정이의 마음이
신앙으로 쌓여진 누구도 넘 볼수 없는 불가침으 내공이
우리가 씹게되는 주 내용인것이다.

그런데 어제 오늘 연속으로
우리 가게 나타났으니
이 어인 일인지?~~~~

종심이가 정성으로  붙인 소포가
오늘 내손 안에 오게 되었으니
종심이의 작전이 틀렸다고 씹어대던 희정이의 책임감이
우릴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연락이 안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음이니
우린 늘척치근하고 무심하다고 생각했던
우리만의 오해가
풀리며
그동안 씹어대며 단물 쓴물 다 빨며 욕 먹든 희정인
우리 덕에 오래 살것이여!!!~~~~~

사람들이 그러 던걸~~~
욕 먹으면 오래 산다고.......

그동안 그래두 희정이 씹는 재미가 쏠쏠 했는데
이젠 누구 씹는 재미로 살까나??~~~

냉동실 뒤져봐야겠다.
먹나남은 오징어 다리라도 찾아지면
부실한 치아루 세월가는 줄 모르게 씹어나 볼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