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백합과'에 속하는 '참나리'라고 합니다.
위를 보고 피면 '하늘나리',
옆을 보고 피면 '중나리',
아래를 보고 피면 '참나리'
요즘 산에 가면 야생 '나리'들이 한창입니다.
산학이의 시심을 두드리겠는데요?
사실 권오인님의 제목과 설명이 그대로 시가 되는군요.
위를 보고 피면 '하늘나리',
옆을 보고 피면 '중나리',
아래를 보고 피면 '참나리'
수줍어 고개 들지 못하는,
너는 참나리.
한 번 얼굴을 대한다는 건 참 중요한 일인 거 같아요.
권오님이 이젠 친근히 느껴진답니다.
자주 오십시오.
인적이 거의 없는 좁은 등산로 옆에
참나리 한 그루가 외롭게 홀로 서서
어쩌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수줍게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낮게 속삭였을 때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도 못 들었지요.
그대가 나에게 "예뻐"라고
얼굴을 쓰다듬었을 때
나는 가슴이 너무 떨려 눈을 감아 버렸지요.
그대가 나에게"바보"라고 꾸짖었을 때
나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아파서 울고 말았지요.
깊은 산속에
찾는 이 없어도
홀로 핀 엉겅퀴꽃은
그대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버린
보라색 멍인가요?
갈래갈래 찢겨진 상처가
가시가 되어
여름내내 꽃 피우고
그대를 기다렸어도
엉키고 엉킨
그리움처럼
수십겹으로 늘어진 꽃잎이 시들도록
그대는 오지를 않고
화려한 태양아래
덧없이 지는
그리움
그래서 엉겅퀴꽃은
가시나무
가슴앓이 꽃입니다.
이 글은 제가 어느 산에 올랐을 때
야생화들 중에 유난히 눈에 확 들어온 "엉겅퀴 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쓴 시입니다.
너무 예뻐서 뿌리까지 캐 와 베란다에 심었더니
금방 죽고 말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름다움은 멀리서 봐야지
가까이에 두면 안 되는 이치를 그때 알았습니다.
나리꽃도 예쁘고 엉겅퀴도 예쁘고
꽃은 다 예뻐요
물론 그 아름다움을 찍는 분은 더욱 예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