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올림픽이라 불리는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Mso)대회에서 현역 장병이 우승,
한국 대표로 세계 대회에 출전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번개 부대 김관수 병장이 서울 삼성동 한국 종합 전시장에서 열린
제2회 MSO대회 오델로 부문에 출전 우승을 안았다.
MSO란 지난 97년 영국에서 시작돼 현재 60여개 국에서 참여하고 있는 21세기형 올림픽,
바둑.장기.체스 등을 비롯, 퍼즐.포커나 브리지 등 카드 게임, 수학.스타크래프트 등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종목별로 머리 싸움을 펼치는 두뇌 스포츠의 종합 제전.
김병장은 이번 MSO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문화관광부장관상 수상과 함께
19일 런던에서 열리는제4회 MSO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이 신문 기사는 우리 작은 아이가 2000년 8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대회에 참가했을 때의 군복 입은 모습과 함께 소개된 기사의 일부다
3박 4일 휴가를 나온 아이가 갑자기 이 신문 저 신문에 나오고 상금을 들고 오고
더 더군다나  영국까지 가서 게임을 한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실이었고 모든 일이 일사 천리로 진행 되었다.
단 하나 군인 신분이기에 부모의 동행이 필수 조건 이었다.
문화관광부의 요청이 있었고 국방부의 허락이 나서야 단수 여권이 나왔고
드디어 대회 날짜에 맞추어 영국 런던에 도착을 했다.
숙소는 런던 대학 기숙사.

원래 아이가 말이 없는 편인데 자기도 처음 세계 대회에 참가 하는 것이 신기한지
이것 저것 아빠에게 질문을 하곤한다.
아들 하고 처음으로 함께 하는 해외 여행이니 남편도 자랑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그 동안 아이 하고의 10년 싸움이 주마등 같이 스친다.
중학교 졸업식에서 전교 1등 한 기념으로 사준 컴퓨터가 사고의 발단이 될 줄이야....
컴퓨터에 미쳐서 아예 공부는 뒷전이었다.
때려 부수면 용산 전자 상가에 가서 부품을 사다가 금방 조립을 하니, 당할 수가 없다.
남편은 남편대로 나를 못 잡아 먹어 난리였다.
사 주지 말라는 것을 남편을 무시하고 사 주더니 이 꼴이 났다고.
결국 대학도 전문대에 겨우 들어 가더니 그나마도 다니는둥 만둥 하니
속이 새까맣게 탈 수 밖에. 그런 차에 "하이텔"이라는 회사와 6대 4로 먹기로 했다며
두툼한 계약서를 가져 오기도 했다.
맨날 한숨을 쉬는 나에게 "엄마 내가 게임 하나만 만들면 대박 날거야"
그러구 지낸 세월이 10년이 지나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하긴 아들 덕에 영국에서 보름을 지내는 동안 나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았다.
전 세계에서 오로지 게임을 하러 몰려든 사람들.
10살짜리 중국의 바둑 신동도 있고, 러시아의 체스왕도 있고
영국의 BBC 방송국 카메라가 상주하고 있어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나는 그 때 게임도 돈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체스같은 종목은 인기가 대단해서 상금이 수억인데 그 자리에서 직접 받는다.
모든 종목이 5등까지 상금을 받는다.
특히 영국은 체스가 교과목에 들어 있어 국민학교 때부터 두뇌 운동으로 익히기 때문에
그 인기가 대단하다. 그러니 상금도 어마 어마할 수 밖에...
만약 우리나라도 바둑을 교과목에 넣으면 아이들이 훨씬 우수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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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아름다운 알렉산드라궁에서 열리기 때문에 아침마다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왕들의 여우 사냥터를 지나 얕으막한 언덕에 위치한 알렉산드라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영국의 지하철은 우리나라 철종 임금때 만들어 졌고
대영 박물관엔 세계의 보물이 다 모여있고
역시 대영제국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여자들은 왜 그렇게 예쁜지?
남편 말에 의하면 그 여자들 하고 비교하면 내 얼굴은 똥색이라고 타박을 한다.
여자인 내 눈에도 예쁜데 남자들 눈에는 오죽할까?
영어가 서툰 아이를 위해 남편은 통역사 역활을 톡톡히 했다
일본어, 영어,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하는 아빠가 든든한지 누구를 만나든 먼저 아빠를 찾는다.
역시 여행을 함께 하면, 서로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이해하고 용서하고, 자연스럽게 화해가 이루어지고....

우리는 10여년의 불화를 이번 여행을 통해 씻어 버렸다.
특히 아이는 세계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떤 노력이 실제로 필요 한지를 눈으로 똑똑이 보았다.
자신이 우물안 개구리 였음을 안 것이 제일 큰 소득이라고 했다.
며칠을 쫓아 다니다 보니, 내가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더 더군다나 말이 통하질 않으니 그만 시들해 져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이는 대회에서 게임을 하고,,,
처음 참가하였기 때문에 루키부문 우승과 종합전적 4위로 그런대로 만족한 성적이었다.

나는 여행을 다녔다, 윈저로,켐브리지로,에딘버러로 신나게 돌아 다녔다.
그래도 다음 날엔 궁금해서 또 쫓아 가고는 했다.
우리 남편은 일본 게이머들과 친해져서 저녁 늦게까지 밥 사주며 함께 다니곤 했다.
여기 있는 친구들이 머잖아 자기네 나라에서 한 인물 할 재목들이라고 하면서.

벌써 이 사건도 8년전의 군 복무중의 일로 추억이 되버렸다.
아이는 그 때부터 자기 혼자 세계 대회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제일 중요시 여기고 있다.
덕분에 영어 실력도 늘어 무엇이든지 혼자서 해결을 하고,
금년 세계 대회는 가까운 일본에서 열린다고 좋아라 하고 있다.

나는 아이한테 질려 컴퓨터라면  절대로 만지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씨름을 하고 있다.
모든 세상 이치가 변하는 법이라는 말은 어김없는 진리다.

군대 이야기....
여자인 내가 할 말이 너무 많다.
남자에게 있어 군대는 무엇인가?
그리고 여자에게 있어 군대란 무엇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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