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림 **
              -  그 긴 여울목에서 . . .



                                                    
          휘청거리는
          그리움 한조각이
          쉴곳을 찾아 머뭇거리고

          버석거리는
          메마른 가슴 헤치고
          싸한 바람 안고 와
          소리 잃은 울음에 아픔을 얹어

          늘어진
          기다림의 끝을 잡고
          힘들게 내 딛어 온 세월의 그림자 속으로
          매듭진 삶의 그늘이
          살며시 문턱을 넘으면

          이제껏
          숨조차 못쉬고
          온 몸을 녹여가며 버티어 온
          그 긴 여울목에서

          한차례
          술래잡기 하듯 찾아 헤메는
          그리운 얼굴 하나
          하얗게 흩어지며 바람을 잠재웁니다

          작은 불씨마저 사그러져
          온기를 잃은 가슴에
          아직도
          떨구어야 할 눈물이 남았는지

          어스름 빛이 닻을 내리고
          별들을 불러 모아 하늘에 심으면

          언제 끝날지 모를
          기다림의 몸짓에
          나는
          덩달아 꿈틀대며 발을 뗍니다



            

                                     2003.  12.  26.

                                    글 : 한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