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오면 . . . **


                               글  :  한효순
                             사진  :  류희수님






            어느 날

            하늘이 조용히 내려 앉으며




            넓은 치마 폭 벌려

            하얀 눈 쏟아 놓으면






            두 팔 벌리고

            가슴에 한아름 받아




            입김에 서려 눈물 흘리기 전에

            숨겨 두었던 내 안의 기억을

            쌓이는 눈 틈틈이에

            하나씩 끼워 둘거야




            그러다

            눈이 부시도록 쌓인

            하얀 눈위를 걸으며






            혼자 지나온 흔적 보이기 싫어

            재너머로 쉬러간 바람에게

            손짓을 할거야




            패인 발자욱마다

            사랑의 기억을 묻으며

            눈바람 일으켜




            행여나

            눈물이 흐르면

            너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게




            나 가는 길 조금 못미쳐

            기다리고 있어 달라고

            그렇게 말 할 거야



              

      
Susanne Lundeng-Jeg Ser Deg Sote 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