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실실 뼈속에 배추 애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스름대기 시작하여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감기약으로 때우려 하였다.

    허우대가 기골이 장대한 나이지만, 떨어지는 가랑잎 신세가 되어 병원침대의 천장을
    쳐다보노라니.....

    촛점이 안 맞아서였겠지만 천장 한켠에는 총동피 홈피가 왔다갔다하고
    창문으로 눈을 돌리니 그쪽에 org ,우리 11회 홈피가 왔다갔다 하고
    텔레비젼쪽으로 눈을 돌리니 마감일 지난 강의안 올릴 싸이트 CEO얼굴이 왓다갔다하고
    냉장고 쪽으로 눈을 돌리니 키보드 자판이 오락가락하더라.....

    미칠래면 이렇게 미쳐야 하는 건가?
    쉴새없이 놓고가는 주사를 놓는 간호사에게 괜시리 시비를 걸정도가 된 것은
    조금 뼈속 통증이 사라져셔 였을 것이다.

    "일반병원에서는 주사를 놓을때 한쪽 손으로 탁탁 치고 놓아서
    따꼼한 것을 덜 느끼게 하던데 왜 여기는 그냥 직선으로 주사를 놓아 아프게 하죠?"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대로 주사를 놓아요"
    필요없는 질문에, 필요없는 대답이었다.

    옆에 교통사고나서 출퇴근하는 나이롱 환자가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방에 텃세를 하는 통에 병문안 왔던 성옥2와 30 년만의 만남이 얼마나 미안하던지......

    비는 왜 왜 그리 청승맞게 내리고..
    텔레비젼 소음에 머리가 터질 것같다. 차라리 키보드 달각대는소리가 더 낫지.

    약기운이 들어가면 조금 반짝하고
    좀 지나면 또 욱신대고,,,,,,

    " 음....내가 아무래도 시한부 인생이 되는거아닌지 모르겠군"

    드디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 내가 죽으면 저 3명의 아해들은 어떻게 짝을 지어주나
    서방님은 누가 수발을 들어주나 .
    나 죽으면 내 무덤에 누가 꽃이라도 꽂아줄까?'

    이런저런 망상은
    그래도 몸이 조금은 풀리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토요일에 나올까 하다가 그냥 미친척하고 월요일까지 누워서 한권의 소설을 썼다.

    다만 그 소설이 문자화 되지 못하고
    머리속에서 흘러나와 내리는 빗물로 흘려버렸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


    귀가 하자마자...
    아웃룩 이메일 박스를 여니......나흘 만에 왠 광고는 이리도 많누.
    그냥 누워서 쉴까 하다가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가고
    기왕 미친거,,,쉬기 전에 글이나 하나 남기자....하고 몇자 남긴다


    전화 걸어준 친구들 고맙고
    멀리 여수서 올라와 30 년만의 해후를 병실 보조의자에 앉아 맞게 한
    성옥이와 딸래미 세은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병상일기 끝..........(병상일기라고 하니 디게 웃긴다..............증말 죽을 병 환자 같어...^^)


    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