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느끼는 마음이지만 언니와의 만남은 가슴이 설랜다.
엄마 이상으로 내가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일꺼다.

그러나 이번에 언니와의 만남은 예사롭지가 않다.
엘에이를 출발하기전부터 나를 겁을 준다.
이번엔 꼬옥 나를 다스려보겠단다.

두려움을 안고 토론토공항에 도착했지만 언니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십여분을 기다리니 조카와 함께 화알짝 웃으며 내게 다가온다.
언니의 모습은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저녁이 끝나고 드디어 복수전이 시작되었다.
나를 침대에 눞힌다.
그리고 나의 온몸을 돌아가며 수없이 많은 바늘구멍을 내기 시작한다.
한곳을 무려 이삼십번씩이나 무차별하게 찌른다.
그리고 그것도 분이 안풀리는지 이번엔 피를 뽑는다.
흐르는 피를 보며 강의가 시작된다.
이렇게 하기를 무려 다섯번... 무려 열군데를 같은 방법으로 찌르고..뽑고...
나는 이제 아픔을 참다못해 완죤히 기절 일초전이다.

언니왈...심천 사혈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내 안에 뭉쳐있는 어혈을 모두 뽑아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오래 살 수 있다고 비디오 테이프를 틀고
침튀기며 강의하고 찌르고..  뽑고... 또 찌르고...

내가 언젠가 언니에게 당하리라는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그것도 아주 졸렬하게 당할 줄 몰랐다.

나는 어려서부터 바늘을 엄청 무서워했다.
예방주사 맞기를 죽기보다 무서워 했고
지금도 주사 침... 일단 뽀족한거는 모두 거부한다.

얼마나 엄살을 부렸는지 결국 언니는 일부분만을 마치고
내일로 심천 사혈을 미룬다.

오늘 낮에는 잠시 언니와 함께 일하고
저녁시간이 끝나자 언니가 묻는다.
오늘은 등을 찌르잔다.
나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아픈곳 하나도 없다고....
그러자 언니 함께 걷던 말걸음을 멈추고 뒤로 한발짝 물러서더니
나의 뒷모습을 훝어본다.
그리곤 너의 그 도라무통 허리와 납작한 엉덩이는
바로 견비혈이라나 뭐라나 그러면서
어깨부터 허리까지 모두 사혈을 해야한단다.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나 집에 갈래.. 그리고 우리 이제 언니 동생 하지말자."
"언니.... 친 언니 마죠??""

이렇게 언니의 복수전을 오늘밤은 물리쳤지만 매일 매일이 걱정이다.
언젠가 남성들이 밤이 무섭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제 나도 밤이 무섭다.
바늘들고 달려드는 언니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