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에 남긴 숨결' 유영교 추모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한평생 조각 작업에 매진했던 고(故) 유영교(1946-2006)씨의 사후 첫 추모전이 13일부터 7월 6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고인은 2006년 5월 경기도 청평에서 조각작품을 설치하다가 쓰러져 한달만에 담도암으로 세상을 등질 때까지 교수직도
마다하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추구하면서 묵묵히 전업 조각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원래 홍익대 건축과에 응시했다가 낙방해 2지망인 조각과에 들어갔으나 국내 석조각의 개척자로 통하는 전뢰진(79)과
고(故) 김정숙 당시 홍대 교수 등을 만나면서 조각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후 국전 국무총리상 수상 등으로 서른이 갓 넘었을 때 이미 국내에서는 안정된 작가 생활을 할 기반을 갖췄지만
구상 조각의 전통이 깊은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 작품 세계를 심화시켰다.

30여년간은 '부부', '가족', '구도자' 등 절제된 단순미와 따뜻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특징으로 한 구상 조각이 고인의
작품 세계 중심부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50줄에 들어선 1999년에 철로 움직이는 조각 작품(키네틱 아트)을 만들어 전시를 열고
2000년에는 자연석과 물로 구성한 자연 친화적 조각 '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등 실험 정신을 잃지 않았다.

2005년 청계천 복원 기념으로 물길을 따라 설치됐던 그의 작품 '에어 조이'는 물위에서 움직이는 빨간 고추잠자리를 표현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번 추모전은 가족, 구도 시리즈 30여점과 '샘' 시리즈 8점, 야외 조형물과 소품 등 50점으로 구성돼 고인의
평생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꾸며진다.

특히 사진 작가 배병우가 촬영했던 고인의 작업장 사진과 고인이 실제로 사용했던 공구 등으로 생전의 작업장을 재현,
그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학원 시절 만나 인생의 동반자가 된 부인 이은기(57.목원대 미대 교수)씨가 직접 전시 작품 선정에 참여했다.

작품 사진과 평론가들의 글로 꾸며진 화집도 최근 발간됐다.

전시 문의는 ☎02-720-1020.
(사진설명 = 2005년 청계천에 설치됐던 '에어조이'와 1996년작 '여인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