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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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제 이야기 좀 들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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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전에 골목길에서 만난 누렁이 가족입니다. 누렁이가 막 출산했을 때, 새끼들이 꽤 많았는데, 어느날 보니 모두 사라지고 두 마리만 남았더군요.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강아지 두 마리, 강숙이와 강돌이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이 있어 아름다운 강아지 가족, 세 식구가 사는 이야기를 다시 전격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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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난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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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엄마, 난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사람들이 힘들게 해도, 절대로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면 안 돼요. 엄마, 제 말 잘 알아들으셨죠?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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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가끔씩 우울할 때도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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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시간 부자(?) 아저씨, 카메라 좀 치워 주세요. 저 지금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거든요. 저한테 물리고 싶지 않으면, 신경 끄시고 그냥 가 주세요. 그게 서로를 배려하는 최상의 선택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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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를 악물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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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그래, 세상은 냉혹한 곳. 언제까지 이렇게 엎드려 있을 수만은 없지. 눈을 크게 뜨고, 목표를 바라보자. 나도 놀지 않고, 이빨 단련에 박차를 가하고,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해야지. 여기서 맥없이 주저앉을 수는 없어. 지금은 생각의 날을 날카롭게 다듬으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해. 강돌아 힘내거라.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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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땅 조사만 하지 말고 신바람나게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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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강숙아, 고개를 들어 날 좀 보렴. 언제까지 그렇게 땅만 바라볼래. 우리 이렇게 시간만 보낼 게 아니라, 작게라도 뭔가 새롭게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견 때문에 우리 개들이 할 수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좀 구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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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쭈 저 강아지가 나를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하게 여기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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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강돌이 오빠, 너무 그렇게 야박하게 구박하지 말아요. 이렇게 멍하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나도 생각이 많은 멍멍이라고요. 그리고 땅 냄새 맡는 것도 무의미한 게 아니라고요. 혹시 알아요, 저 아래 뭐가 있을지. 한번 짖더라도, 이왕이면 좀더 상냥하게 얘기해 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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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수 없지 뭐. 페달 물고 혼자 놀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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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에이, 기분도 꿀꿀한데, 페달이나 물고 돌리면서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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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우리 등돌리지 말고 다시 사이좋게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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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강숙아,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너무 심하게 짖었지. 용서해 주렴. 다시 사이좋게 놀자. 이제 형제 중엔 우리밖에 안 남았지 않니? 너도 어디로 팔려가면 절대 안 돼. 언제까지 떨어지지 말고, 함께 지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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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바퀴를 사이에 두고, 강아지 가족애 물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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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강돌이 오빠, 자전거 바퀴에 발 좀 올려 봐요. 지금 우린 운동이 필요한 것 같아. 몸과 마음과 생각의 근육을 단련해 우리 힘으로 이 골목길을 지켜야지. 발을 이렇게 내밀고...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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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온 옆 집 강아지 복실이 "강돌아, 강숙아 우리 함께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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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박주형 |
| "나는 호기심 많은 복실이! 담 위로 고개를 내밀어 세상 일을 살피고 있지요. 다정한 남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아름답습니다. 모든 강아지들이 자기 밥만 챙기지 않고, 서로 물고 뜯지 않고, 강아지다움을 회복하고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주형 기자
덧붙이는 글 전에 골목길에서 만난 누렁이 가족 사진을 모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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