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와 가방을 침대위에 던져놓는 순간,
아악~~!!!
이게 뭐야.
귀동이 녀석이 침대위에다 물을 뿌려 놓았다.
다른날 보다 더 늦게 들어오면서 은근히 귀동이가 굶었을 걱정을 하고 왔는데.
이넘이 배반을 때리다니.
매일 같이 있다가 요즘 내가 밖에 나가 늦게 들어오니 이녀석이 심통을 부렸나보다.
어쩐지 문을 열고 들어올때 꼬리를 흔들며 뛰어 안겨야 정석인데
비실비실 꼬리를 감추고 저~ 쪽으로 가는 폼이 무언가 큰일 저지른 폼이었더라.
어려서 부터 잘못하면 베란다 턱에 세워놓았던 법칙에 따라
밖에 세워놨다.
한시간쯤 지나고...
처음엔 명랑한 얼굴로 이곳 저곳을 훑어보고
함부로 나가지 못하게 한 베란다 구경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요기조기 놀리던 턱을 서서히 팔 위에 고이고 있더니
마지막엔 짜리고 있는 내 눈을 피해 계속 아빠한테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는 양이 귀여워 그냥 안아 올려서 "다음부터 또 그러면 귀동이 맴매?"
했더니 "네, 엄마, 잘못했어요. 귀동이 다시는 안그럴께요. 흑!' 하더라.- 믿거나 말거나.
어제 우리 윈디도 한껀했거든요.
방학내 사람이 들끓다가 개학과 동시에 적막강산으로 변한 집에서 너무 심심했는지,
아니면 심술인지 내참 기가 막혀서.
오전에 운동갔다 돌아오니 귀염동이 레오만 꼬리치고 환영의세레머니.
이 윈디란녀석 옆으로 누운 자세로 기척도 하지않고 있더니
아 글쎄 얼마전에 산 '산스베리' 선인장 한잎을 절단냈지 뭐예요.
그리고 이놈의 허연 입주위 털이 시퍼런물로 염색이 된걸보는 순간 소리를 질러댔죠
"너 이놈 구제불능아! 이 선인장이 너 보구 뭐래? 야 이놈. 뜨거운 맛 좀 볼래."
하고 소리지르며 몇대 때렸는데
아 이놈이 자세도 안바꾸고 그대로 배째라식으로 개기는거 있죠.
전 같으면 벌벌 떨고 피신처를 찾던놈이.
어라 혹시 독성물질에 중독되었나? 생각하고
물이라도 먹이려고 화장실로 가보니
문앞에 보란듯이 똥도 두덩이 푸짐이 싸 놨지 뭐예요.
다시 화가 나서 신문지 뭉쳐들고 또 야단야단.
내가 조용히 살수가 없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