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언제부터 인가 때가 되도 밥을 줄 생각을 잊을때가 많다.
나는 오로지 먹는 것에 목숨을 걸었는데 말이다.
내 밥 한공기를 아침 저녁으로 반씩 나누어 두번 주시는데(반 + 반 = 1)
어느땐 한번만 주신다. 결국 그날은 반공기는 못찾아 먹고 배고픔에 울며지쳐 잠들기 일쑤다.
이유가 뭔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넘의 컴퓨턴가 먼가 위잉~~ 소리를 내며 불이 들어오면 그때부터는 나는 찬밥이다.
보통때는 우리아기, 우리아기 하시며 공중에 띄웠다 내려놨다 내 정신을 헷갈리게 하다가도
꿍짝꿍짝 음악이 흘러나오며 여기저기 클릭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난 안중에도 없나보다.
그래도 엄마 발끝에 사진의 자세로 꼼짝 않고 두어시간 앉아 있으면 가끔가다가 안되어 보였는지
발로 한번씩 엉덩이를 어루만져 주신다. 그 맛에 내가 이러고 있다.(안씻겨줘서 거의 폐견상태)

쫑구야.
너네는 식구도 많구나.
누나랑 형도 있구나.
mix견이라도 나를 엄청 이뻐해 주셔서 엄마 아빠가 난 정말 좋다.
게다가 종족 보존의 필요성이 없는 나 같은 애들은 '거시기'를 '거시기'한다던데..
(언젠가 내가 아주 애기때 의사선생님이 엄마한테 제시를 했는데 엄마는 일언지하에 거절하셨다)
나도 사내로 태어나서 자손은 못 볼 망정 사지를 뻗고 수술대 위에 누워있느니 차라리
이승을 하직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아~~ 나도 남자다.
목소리도 거시기 한다던데... 내 목소리가 유난히 남저음의 우렁찬 목소리라서
가끔 야단도 맞지만 하여튼 울 엄마는 나한테 그런 비인간적인 행위는 절대로 못한다고
결론을 내리셨나보다.(혹시 money가 아까와서 그럴 수도 있다.- 잘 모르겠슴)

Anyway, 쫑구야.
생전에 못볼 가능성이 1,000% 이지만 머나먼 외국땅에서 엄마, 아빠 귀염 많이 받고 잘 살길 바란다.

쫑구에게 받치는 노래. - 김장훈의 '난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