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Ja는(Liza아님) 겁이 많고 가녀린 여자지만, 불의를 보거나 잘못 된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는 여자이다.
뭔가에 매달리면 몇날 밤을 꼬박세워서라도 해결을 보고마는 은근과 끈기의 성품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도 가끔은 거울을 들고 눈가의 주름을 한 손가락으로 댕겨보면서 세월을 원망해보기도 하는
52세(Liza와 동갑)의 어쩔 수없는 보통 아낙인 것이다.

그 LeeJa가 유세차 모년 모월 모시에 미국 여행을 하게 되었다.
세월이 좋아져 한국인들이 미국을 제집 드나들듯이 하지만 그래도 타향은 타향이라
10 여년 전 아파트 팔고 현금을 소매치기에 탈취 당한 이후로
겁이 많이 생긴 LeeJa는 이동을 할 시에 다른 물건은 몰라도 지갑과 신분증은 꼭 소지를 하고 다녔다.

Oneday~
여행지에서 긴 여행으로 지친 몸을 풀겸 싸우나를 다녀오며 미장원을 들르게 되었다.
여행 일정이 길어서 여기저기 다니는 동안 머리가 제법 길어졌고, 지저분했기 때문이다.
단아하게 머리를 한 뒤, 손에는 지갑을 꼬옥 쥐고 숙소를 향하여  종종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길에 흑인들이 할 일없이  여기저기 계단에 앉아있는 것을 보곤 더욱 종종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혹시나 흑인이 LeeJa를 덮쳐 지갑을 앗아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종종 걸음은 총총총 걸음으로 내닫고 있었다.

그 날 따라 마음은 빨리 걷고 있지만 발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듯했다.
숙소가 저기 빤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제자리에서 동동대고 있는 듯했다.
괜시리 뒷꼭지가 근질거리고 그녀의 머리에서는 갱 ~영화 한편이 슬로우 모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저기, 여보세요 "  뒷통수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 여기는 미국인데 누가 나를 부르지? 그것도 한국말로? 내가 한국인인 줄 어떻게 알았지?  
촤이니즈나 재패니즈로 안 보이고 코리안으로 보이긴 했나? '
이렇게 상각하고 걸음을 멈추며 일단 뒤돌아 볼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고민했다.
왜냐면 뒤돌아 보는 순간 커다란 쇠망치가 날라오고 지갑을 빼앗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 저기............여보세요, 저 좀 구해 주세요오.............한국 분이시면요"
' 어?구해달라네? 아니 그럼, 한국말을 하는 저 여인은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는 사람인가 보네?'
그 순간 정의 앞에 물불 안 가리는 LeeJa는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몸을 홰액 돌렸다.

길 가의 철대문 안에서 한 여인이 철창사이로 손을 내밀고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검은 머리 사이사이 불론디 색이 고혹적인 여인이었다.
머리를 업스타일로 올리고 화장도 곱게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다만 하의는 츄리닝 바지를 입고 있는 것이 의아했지만 그런 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6mm 테이프의 영화는 계속  LeeJa의 머리 속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 이 여인의 옷 차림으로 봐서  분명 쫒기고 있는 여인인 것이 틀림없어.
마약단에서 쫒기는 걸까? 소매치기? 아니야 소매치기엔 너무 연로해. 그럼?
구해달라고 연극을 하며 나를 유인하려는 것이 아닐까? 그럼 접근하면 안되는데. 어쩌지?'

판단이 서질 않았지만 일단
" 네. 저는 한국인이예요, 그런데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마담"
" 제가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열쇠없이 나왔는데 문을 닫고 보니 그만 갇혔어요
30 분 후 오페라 공연이 있는데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네요. 도와주세요 네?"

이 때
길가 저쪽 끝에서 흑인 무리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녀의 얼굴도 그들을 보고선 얼굴색이 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LeeJa 스스로가 뭔가 위험한 일에 끼어드는 것같았다.
이 여인은 분명 쫒기는 여인임에 틀림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LeeJa의 생명이 타향객지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흔적도 없이 꺼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후예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짙은 동포애  또한 어쩔 수없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머리를 회전시킬 수록 흑인들은 철대문 앞쪽으로 가까워졌다. 시간이 없다.
" 마담. 아니 아주머니, 그럼 어떻게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도와드릴께요"
" 고마워요,이 건물 정문으로 들어가면 안내인이 흰셔츠에 검은 치마를 입고 있을거예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세요 프리마돈나 프리마돈나 가라지 가라지 이렇게 두번씩만  말해주세요 "
" 프리마돈나 프리마돈나 가라지 가라지 이렇게....알았어요 그렇게만 하면 되는거죠?"

LeeJa는 100m달리기 자세로 앞에서 달려오는 흑인무리들을 향해서 뛰었다.
만약의 경우 부딪힐 각오를 하면서 내쳐 달렸다.
그녀를 구해야 한다, 그녀를 구해야 한다. 우리는 한민족이니깐.
설사 마피아랑 연결되었다 해도 우리는 한민족이니깐.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앗~  달려오던 흑인무리들이 철대문 앞에서 멈춰섰다,
그 순간 LeeJa는  무리들의 힘에 의해 튕기는 느낌을 받는 듯하더니 정신을 잃었다.
'프리마돈나 프리마돈나 가라지가라지 프리마돈나.
아.......어디서 많이 본듯한 그녀

"정신이 드나요? 길에서 쓰러져 있길래 신고를 받아 이곳으로 데려왔어요"
"아. 네 고맙습니다만 여기가 어..디.....예요?"

'어디서 보았지. 분명 어디서 보았어.' 6mm영화는 비몽사몽 중에도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뒷골이 땡김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일어난 Leeja는 기억을 더듬어 다시 철대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래 맞어!!!!!!!!!!!!그녀야,생각났어. '
철대문 앞에 흑인의 무리는 온데간데 없고
철대문 안 쪽 1평 정도의 가라지 입구엔 아까와는 달리 미소를 머금은 그녀가 있었다.
" 저기 혹시...... 캐나다가 배출한 동양계 발레리나 그  유명한  ***씨 아니세요?
" 네 맞아요. 저는 캐나다에서 공연차 LA에 온 프리마돈나 ***예요"
" 아.......... 저도 한국에서 온 프리마돈나는 아니지만 LeeJa라고 합니다 "
" 어머나"
"어맛"

서로를 알아본 두사람은 철창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마주 잡은채 한국의 대표적인 신세대 트롯가수 장윤정이 부르는 omana omana를 부르고 있었다,
무대공연 10분 전이었다.

"얘~ 빨랑 일어나, 얘가 어지간히 피곤하구나, 코까지 골더니 노래까지 부르며 잠꼬대가 너무 심하네.
자면서 무슨 프리마돈나를 그렇게 외치니?  가라지는 또 뭐니?
얼렁 미주 행사장에 가자. 빨랑 드레스 입어. 늦겠다"

아~
그녀 !
프리마돈나
7.김용순

That's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