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군에 간 아들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제가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어머님 전상서. 어머니, 저 상준이에요. 그 동안 안녕하셨죠? 전 어머니 염려 덕분에 몸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어머니, 저 돈이 급히 좀 필요하게 됐어요. 이번에 야전훈련 나갔다가 박격포를 잃어버렸거든요. 20만원이거든요.
박격포탄 1개값 3만원 포함해서 23만원이에요. 빨리 좀 보내주세요. 안 그러면 저 거의 죽음이에요.
저는 그래도 나은 편이에요. 같은 소대의 어떤 놈은 이번에 탱크를 잃어버렸대요.

야전훈련 나갔다가 담배가게 앞에 세워놓고 잠시 전화를 하러 가게에 들어간 사이 누가 훔쳐서 끌고갔대요.
걔네는 거의 집 팔아야 할 거예요. 어머니는 군생활 안 해보셔서 잘 모르시죠?
군생활이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요. 저는 무척 절약하는 편인데도 의복값, 식대, 숙식비, 의료비 등 돈들어 가는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거든요.
제가 야간 근무수당 등으로 근근이 버텨 나가고는 있지만 좀 힘이 드네요.
어머니, 이제 제대까지 1년반 정도 남았네요. 이제 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군생활도 무사히 끝날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럼 다시 뵙는 날까지 안녕히 계세요.

ps. 참, 제 계좌번호는 알고 계시죠?"

아들의 편지를 본 어머니가 군에 있는 아들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RE: 상준이 보거라. 니 형 원호가 해병대 갔다온 걸 모르고 있구나.
너 휴가 나오면 반 정도 죽일 거라고 벼르고 있더구나. 나도 니 에미지만….
이번 형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단다. 그럼 휴가 때 보자꾸나."


그런데 상준이가 해병대를 제대한 형님 때문에 비리가 밝혀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형님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형님 전상서. 형, 상준이다. 형이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엄마한테서 박격포 값을 보낼 수 없다는 답장을 받았어.
형은 기억력이 부족한가 본데, 형이 해병대 취사병으로 있을 때, 물에 빠뜨렸다던 수륙양용 장갑차 값으로 아버지까지 속여서 100만원 가량 받아 갔었잖아.
박격포값 받으면 백수 생활 어려운 형을 생각해서 포탄값 정도는 보내 줄테니까, 형이 알아서 잘 처리되도록 해 주기 바래.
그럼, 이만... 상준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