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의 사랑의 집

                                   죽*/***

지난날 내 그대를
자욱한 눈물 없이 사랑함은
집 없이 떠돌던 내 가난한 영혼이
살(肉)을 빌려서 그런저런
세 들어 살던 집들같이
땀냄새 진한 까닭이었지요.

이제, 내 사랑은
모나고 답답했던 단칸방을 벗어나
욕심 줄인 은단알 같은 집 한 채 찾아
아담히 홀로 먼저 이사한 것 같네요.

이곳,
붉은 흙벽 이빨 물어
언덕배기 양지터에 새끼로 금을 긋고
가 없는 담장너머엔
아직 싹트지 않은 별들이
까마득히 박혀 숨을 쉬는 그런 곳.

그대여,
내, 나 사는 뜻 지금은 모르겠지
어린날,
수학여행 떠나기 전날 그 신새벽처럼
그렇게 뜬눈으로 가슴설레게 할……

流星이 옛 할아버지 흰 턱수염처럼
바람 없이도 이따금 길게 흩날리는
잊혔던 그 동구 밖 아득한 天空
기쁜 그 곳 같은 곳.

싸릿대 울타리 치고
바윗돌 걸쳐 솥을 걸고
석간수 손으로 떠서 밥을 지어도
살(肉)도 쉬고 靈도 쉬어
당신과 나
사랑을 먹고살면 그만인 걸.



天路歷程, 혹은 序詩

                                              - 김정웅

지난날 내 그대를
자욱한 눈물 없이 사랑함은
거처 없이 떠돌던 내 가난한 영혼이
살[肉]을 빌어서 그런 저런
貰들어 살던 집들같이
땀냄새 진한 까닭일지나

이제, 내 사랑은
겨드랑이 가볍고
살을 버려서 살을 얻음 같음이니
그 사이
모나고 답답했던 단칸방을 벗어나
욕심줄인 銀丹알 같은 집 한 채 찾아
아담히 홀로 먼저 이사함 같음이니

그곳, 푸르고 단단한
둥근 청기와 가없는 담장 너머
아직 싹트지 않은 별들이
까마득히 박혀 숨쉬는 그런 곳

그대여,
내 나가는 곳 지금은 모를지나
어린 날,
수햑여행 떠나기 전날 그 신새벽처럼
그렇게 뜬눈으로 가슴 설레이게 하는 곳,

流星이 옛 할아버지 흰 턱수염처럼
바람 없이도 이따금 길게 흩날리는
잊혔던 고향 洞口 밖 아득한 天空,
기쁜 그곳, 너희들과 영 이별이 아니라......


위의 시를 비교하여 보면 저작권이 강화되어져야 하고 보호되어져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네요
우리 스스로가 원작자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오겠나요
내가 애써 만든 창작물이 위와 같이 글자 몇개 바꾸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버젓이 떠돌아 다닌다면 기가막힐 노릇이지요.

저도 위와 같은 경험이 있습니다
한 8년-9년 전으로 기억되는데 인터넷 초창기일겁니다. 그 당시 제 개인 홈페이지에 끄적끄적 아마추어 적인 시를 썼더니
사람들이 잘 썼다고 추켜주길래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제가 만들었던 개인싸이트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었었고 그 중에 이름있는 시인도 왔었습니다

그 분 말씀이
제 싸이트에 올려진 제 시를 보고선 깜짝 놀라며
본인은 울산지역의 주부백일장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주부들의 글을 심사를 하였더랍니다.
그런데 거기서 제가 쓴 시와 똑같은 글을 보았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장원이 되질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말까지 남기더군요
만약 장원으로 뽑혔다면 원작자는 전영희가 되니 그 얼마나 웃기는 헤프닝이겠어요.

우리가 음악이나 글이나 사진등, 타인의 것을 가져 올 땐 저작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시고
상업적인 용도가 아닌데 뭐 어쩌랴 생각하기보단 원작자를 명시하거나 반듯이 양해를 얻은 후 퍼와야겠습니다.
저도 가끔 그냥 가져오는 경우가 있었으나 위의 사례를 보고선 다시한번 각상하게 되는군요.

위의 해당 시인이 김은희선배님의 부군되시는 김정운시인이어서 더욱 분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