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참 이상하다.
즐거운 사람에게는
보람과 기쁨을 더해 주고

쓸쓸한 사람에게는
외로움과 회한을 더해주고
성취한 사람에게는
터질 듯 만족감을 더해주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패배의 공허를
더욱 파헤쳐놓고

가을은 참 이상하다.
가을은 편애가 심한
부모 같기도 하다.

가을은 잔인하리만큼
공정성을 지킨다.
그러나 가을은 진실하다.
뇌물 없이 공정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그대로
신입생의 성적표다.


나이가 들수록
가을이 무서워 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루어 놓은 것 없이 가는,
가고 있는 세월 속으로
인정도 사정도 없이
끌고 들어 갑니다.

보람된 가을이 되시기를...

스스로 찾아내어
가을이 보람되다 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