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에 걸리는 사람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 상 노인 중 10% 정도가 치매환자라는 통계수치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약속 시간이나 날짜, 주위 사람 이름을 잊어버려 곤혹스러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혹시 치매가 온 것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건 망증에서 오는 일시적인 착각일 뿐 치매가 아닌 사례가 많다는 것이 전문의 이 야기다.

의사들은 친구와 약속을 잊어버리고 바람맞은 친구가 화를 낼 때 '깜빡 잊어서 미안하다'고 대답하면 건망증이지만 '약속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 기억장애 또는 초기치매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건망증은 알았던 사실을 잊어버렸다 가도 힌트를 주면 다시 생각해 낸다.

사건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없어진 '기억 장애나 치매'와는 확실히 구분된다.

◆ 건망증ㆍ기억장애ㆍ치매
=건망증은 개인차가 매우 크지만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 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의 주부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특히 건망증은 술ㆍ담배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는 "건망증을 예방하려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술 담배를 억제하고 지속적으로 운동해야 한다"고 말 한다.




또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건망증이 있는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 기억력이 더 떨어질 수는 있지만 다른 인 지기능 장애는 발생하지 않으므로 건강한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치 매 초기에는 건망증과 유사한 기억장애가 나타나므로 건망증이 심해지면 반드 시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억장애는 대뇌에 이상이 발생해 뇌세포나 신경조직이 손상돼 새로운 것을 배 울 수도 없고 기억했다가도 저장이 안돼 금방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비해 치매는 뇌세포가 좀 더 광범위하게 손상된 상태다.

◆ 치매환자의 증상

=사람의 뇌기능은 크게 △기억력 △언어 △시공간 인지력 △집중력 △수행력 등 5가지로 나뉜다.

이 중 두 가지 이상 장애가 나타나면 치매라고 한다.

치매 종 류에 따라 어떤 사람은 기억장애가 제일 먼저 나타나지만 어떤 사람은 언어장 애나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난다.

◇ 기억이 안 난다=예전 일은 잘 기억하나 최근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며 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든지, 상대방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든지, 물건을 사러갔다가 몇 가지 물건을 사지 않고 빠뜨리고 온다.

물건을 둔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약속을 해놓고도 잊어버린다.

꼼꼼하게 챙기던 제삿날 이나 집안 대소사를 잊어버리며 전화를 받고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기억장애 증상이 점차 진행되면 오전에 있었던 일을 오후가 되면 잘 기억하지 못한다.

더 심해지면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정도의 기억장애가 생길 수 있다.

◇ 말이 잘 안 나온다=하고 싶은 말의 표현이 금방 나오지 않거나 물건 이름 을 대지 못해 머뭇거리면서 '그거' '저거' 하는 증상을 보인다.

언어장애가 더 진행되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동문서답한다.

◇ 방향감각이 떨어진다=방향감각이 떨어져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길을 잘 찾지 못하고 헤매거나 지하철역에서 엉뚱한 출구로 나온다.

운전을 잘 하던 사 람이 가본 길인 데도 다른 길로 접어들어 헤맨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외출했 다가 자기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

◇ 계산이 잘 안된다=계산 능력이 떨어져 돈 관리에 실수가 생긴다.

돈 계산 이 철저하고 빠르던 사람이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잘못 준다.

◇ 의욕이 떨어진다=의욕적이던 사람이 만사를 귀찮아하고 종일 잠만 잔다.

매우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던 사람이 모임에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김용덕 교수는 "치매 전 단계의 환자를 위한 약물이 새로 개발돼 치매를 늦출 수 있게 됐다"며 "노인이 갑자기 건망증이 심해지면 조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