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 : 한효순


스치며 지나가는 말

서로의 눈을 보며
마음을 읽어가듯
부드럽게 흐르는 소리의 물결

마주친 눈엔
가려진 장벽도, 뒤얽힌 응어리도,
늘어진 어깨의 신음도 없다

안녕하세요?

목젖을 타고 쏟아지는 그 말이
어둠에 갇힌 삶을 위해 한줄기 빛이 되고
넘어져 딩구는 서러운 자의
눈물을 거두리라

이제
먼 곳을 바라보던 시야를 거두어
허리춤에 끼어있는 눈물을 보자
겨드랑이 간지럽히며
희망의 나래로 돋아나는
내일을 보자

바람에 내 맡겨
온 몸을 휘감아 오는 치맛자락에
마음의 올가미 걸어 놓아
곁을 지나는 이들에게 소리쳐 주자

안녕하세요?

시원하게 퍼붓는 소나기처럼
가슴에서 잠자던 사랑이
징검다리 건너 새 터로 가리라
휑한 가슴 채워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