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르릉 .....








        글 : 한효순


꽃잎을 꼭꼭 찍듯이
둥근 숫자판 누르면
먼 길 달려 님찾아 가듯
숨가쁜 벨소리

휘어진 능선 타고 구름이 돌듯
돌고 돌아 다달은 곳은
가슴 속
귀퉁이 빌어 자리잡은 낯익은 목소리 곁이었습니다

이어질듯 끊어지고
끊어질듯 이어지던 벨소린
오늘처럼
세찬 바람에 떠밀려
설레임 끌어안듯 가늘게 떨리고

들고 있던 수화기 휘청하며
커단 눈에
눈물 방울 하나 걸쳐 놓는데

차마
입떼지 못하는 아쉬움
훌쩍
파란 하늘로 솟아
한여름 태양열에 흔적없이 녹아 내립니다

때르르르릉 ......

내려놓을 그리움 다시 거두어
파르르 떨리는 수화기
자리 찾아 눕히면

졸고있던 기억들
기지개 켜며 꿈틀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