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내 삶이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만 진다면
      무엇이 나에게 있어 괴롭다하며
      무엇으로 나를 슬픔에 허덕이게 하리.


      산등성이로
      부드러운 봄바람이 흐르는 노래 소리며
      산 골골 나무 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메아리가
      삶의 행복한 아름다운 사연이 아닌가


      산골짝 바위 틈 사이로
      맑디맑은 물결의 소리가
      진달래의 연분홍 빛깔로 활짝 피어나네.


      내 삶이
      흐르는 바람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만 진다면
      이것이 인생의 참 행복이지 않으리.


      흐르는 시간 속에
      반짝 빛나다 순간 사라지는 유성처럼
      삶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들이 하나하나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되리라.


      내 삶이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바람처럼 살아 진다면
      무엇인들 은혜롭다 하지 못할 것이 있으리.


                               - 이해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