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떠날 때는 길치의 스트레스 때문에 귀가 후에도 상당히 피곤하다.
먼 길이라고 했지만 내가 처음 가는 곳은 모두 먼 길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지하철을 여러차례 바꾸어 타고 갈 경우 환승역을 지나치지 않기위해
처절하게 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쏟아지는 잠과의 싸움에서
그래도 1호선 전철이 제일 만만한 것은, 74년 대학 1년때 전철이 개통을 하여 나의 학창시절
자동으로  역전이름이 순서대로 머리 속에 암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깜빡깜빡 잠 속에서도 방송으로 나오는 안내멘트를 비몽사몽 들으며 '아직 지나치지는 않았구나.. 아직 부천이네? 아직 개봉이네? '

인천지하철이 생기면서 부평역이 환승역이므로 연수동에서 부평까지의 역을 암기해야 하는데
역이름은 외웠으나 역전의 순서를 잘 외우지를 못해 몇차례 실수를 하였었다.
앉기만 하면 졸음이 왜 그리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볼일을 보러 지하철을 2-3번 바꾸어 타게되었다
일을 끝마치고 귀가를 하기 위해 잘난 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갔던 길로 오면 될 걸...

4호선에서 쾌적하고 깨끗한 7호선을 타기 위해 건대역에서 바꾸어탔다.
잽싸게 엉덩이를 의자에 대자마자 또 잠이 쏟아진다.

방송멘트에서 내가 내릴 역전 이름을 말하지를 않는다
" 아직 아닌가 보군"
여기는 1호선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잠이 깊이 든 것이 아니니깐 방송멘트를 놓칠리가 없어' 하면서 배짱 좋게 또 고개를 숙인다.
듣기도 처음인 역전 이름들만 들려온다
왜 나는 그때까지도 내가 지하철을 거꾸로 탔다는 것을 인지를 못했을까?
나는 역전은 지나쳐서 내릴 지언정 거꾸로 탈리는 없다는 자만심 때문인가?

태릉을 지나 노원을 지나  7호선 종점까지 가도록

" 어머, 역전 이름이 밸밸 이름도 다 있군,  " 만 외친 사람<<------------ 리자온니

내가 지하철을 잘못 탄게 아니구 지하철이 거꾸로 달린거야  거꾸로. 암!!! 거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