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석달 전에 박성애 선배님으로부터
서울대학에 와서
특강을 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 제의를 받고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나는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서울 대학은
내 평생 그 이름만 듣고 쳐다만 보아야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고
그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우리 보통 사람들과는 체질도 달라서
음식도 다른 것을 먹는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간주하고 있었다.
제고를 나온 우리 사촌오빠가 무지막지하게 공부를 하고도 떨어져서
그 이듬해 또 공부를 하더니 겨우 합격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수재들에게 내가 무슨 말을 전할 것이 있을 것인가?
더구나 나는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차라리 글로 쓰는 것이 편한 사람인데...
그러나 선배님이 나를 믿어주고 사랑하셔서 제의 하시는 것이려니
이를 어쩌면 좋담!
이런 내 속앓이를 알 수 없는 선배님은
“그저 환자들을 대하는 유사모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면 되” 라고
무거운 내 마음을 가볍게 올려 주셨다.
“그래! 그것은 말할 수 있지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날짜는 정해졌다.
그러나 “그냥 그렇게 말하면 되”라고
가볍게 받아들인 제의가 무거워지고
서울대학이라는 중압감이 밀려왔다.
또 내가 제대로 못하면 나를 추천한 선배님에게
누가 될까봐 마음이 조급해 지기 시작했다.
나는 전문적인 의료 서적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성서와 관련된 의술에 대한 책부터 세밀한 전공분야까지
며칠 밤을 새우며 강의안 교안 작성을 해 나갔다.
그러나 밤에 쓰고 아침에 읽으면 더욱 유치할 뿐이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의대 교수에게 이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랬더니 깨알같이 쓴 답서가 왔는데
“그 선배님이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강의는
전문의료 지식이 아니고 사모님의 삶일 것입니다.” 라고
보내 준 것이었다.
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의학 서적들을 다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그동안 환자들을 대할 때 나의 태도에 대해서
먼저 정직하게 비추어 보았다.
내 앞에 앉을 학생들은 누구인가?
그들을 깊이 묵상했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얼굴들!
그들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간호하겠다는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들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수많은 글자들이
우주의 행성처럼 떠돌다가
활자판에 박히는 것처럼
알알이 제 자리에 와서 박히기 시작했다.
생각나는 것을 미처 쓰지 못할 정도로 말할 것이 쏟아졌다.
한 시간 안에 열장이 넘는 강의안이 작성되었다.
박성애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나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단상에 서니 기도하면서 본 어여쁜 얼굴들이
강의실에 가득히 앉아 있었다.
그들 모두가 전혀 낯설지 않은 내 딸들 같았다.
강의실 맨 뒤에 어제 군대에서 외출 나온 내 아들도 앉아 있었다.
내 삶을 이야기 한다면
그 아들 앞에서는 내가 가감 없이 정직해야 한다.
아들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요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 동안의 강의를 끝낼 때.
나는 나를 쳐다보던 예쁜 딸들의 눈에
맑은 눈물이 맺힌 것을 보았고
또 어떤 딸은 이미 두 볼을 타고 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서울대학에 와서
특강을 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 제의를 받고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나는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서울 대학은
내 평생 그 이름만 듣고 쳐다만 보아야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고
그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우리 보통 사람들과는 체질도 달라서
음식도 다른 것을 먹는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간주하고 있었다.
제고를 나온 우리 사촌오빠가 무지막지하게 공부를 하고도 떨어져서
그 이듬해 또 공부를 하더니 겨우 합격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수재들에게 내가 무슨 말을 전할 것이 있을 것인가?
더구나 나는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차라리 글로 쓰는 것이 편한 사람인데...
그러나 선배님이 나를 믿어주고 사랑하셔서 제의 하시는 것이려니
이를 어쩌면 좋담!
이런 내 속앓이를 알 수 없는 선배님은
“그저 환자들을 대하는 유사모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면 되” 라고
무거운 내 마음을 가볍게 올려 주셨다.
“그래! 그것은 말할 수 있지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날짜는 정해졌다.
그러나 “그냥 그렇게 말하면 되”라고
가볍게 받아들인 제의가 무거워지고
서울대학이라는 중압감이 밀려왔다.
또 내가 제대로 못하면 나를 추천한 선배님에게
누가 될까봐 마음이 조급해 지기 시작했다.
나는 전문적인 의료 서적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성서와 관련된 의술에 대한 책부터 세밀한 전공분야까지
며칠 밤을 새우며 강의안 교안 작성을 해 나갔다.
그러나 밤에 쓰고 아침에 읽으면 더욱 유치할 뿐이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의대 교수에게 이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랬더니 깨알같이 쓴 답서가 왔는데
“그 선배님이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강의는
전문의료 지식이 아니고 사모님의 삶일 것입니다.” 라고
보내 준 것이었다.
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의학 서적들을 다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그동안 환자들을 대할 때 나의 태도에 대해서
먼저 정직하게 비추어 보았다.
내 앞에 앉을 학생들은 누구인가?
그들을 깊이 묵상했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얼굴들!
그들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간호하겠다는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들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수많은 글자들이
우주의 행성처럼 떠돌다가
활자판에 박히는 것처럼
알알이 제 자리에 와서 박히기 시작했다.
생각나는 것을 미처 쓰지 못할 정도로 말할 것이 쏟아졌다.
한 시간 안에 열장이 넘는 강의안이 작성되었다.
박성애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나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단상에 서니 기도하면서 본 어여쁜 얼굴들이
강의실에 가득히 앉아 있었다.
그들 모두가 전혀 낯설지 않은 내 딸들 같았다.
강의실 맨 뒤에 어제 군대에서 외출 나온 내 아들도 앉아 있었다.
내 삶을 이야기 한다면
그 아들 앞에서는 내가 가감 없이 정직해야 한다.
아들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요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1시간 30분 동안의 강의를 끝낼 때.
나는 나를 쳐다보던 예쁜 딸들의 눈에
맑은 눈물이 맺힌 것을 보았고
또 어떤 딸은 이미 두 볼을 타고 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2004.11.01 12:58:10
유사모님 축하드려요.
멋지게 해내셨다는 느낌이 옵니다.
유사모님의 지식이 아니라 삶이었기에 감동이었겠지요?
박성애 선배님의 자리 마련도 아주 큰 역할이셨다고 생각합니다.(x8)(x18)(x8)
멋지게 해내셨다는 느낌이 옵니다.
유사모님의 지식이 아니라 삶이었기에 감동이었겠지요?
박성애 선배님의 자리 마련도 아주 큰 역할이셨다고 생각합니다.(x8)(x18)(x8)
2004.11.01 21:16:42
박성애 선배님.
인일의 집에서 보면 선배님이고 사랑많은 언니인데
서울 대학에서 만난 선배님은
많은 부분에서 영향력을 끼칠 거목이었어요.
엄위함과 따뜻한 사랑을 겸비한 선배님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워요.
부족한 저에게 선뜻 강단을 내어주신 선배님의 신뢰를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거예요.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인옥님.
잘 지내지요?
반갑고 보고 싶네요.
단풍이 다 지기 전에 만나고 싶군요.
이흥복 선배님.
말씀 없으셔도 들려옵니다.
선배님의 격려의 소리가...
늘 지켜봐 주시다가 제가 못보았을까
손짓해 주시네요.
효도하자 닷컴에 열심히 가겠습니다.
노크도 없이 마구 들어가도 될까요?
강명희 선배님.
선배님이 동아일보의 문을 열어 주시듯
박성애 선배님이 저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어요.
이 고마움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요
선배님과 나누던 향기로운 커피향이
자꾸 생각나는 가을밤 입니다.
인일의 집에서 보면 선배님이고 사랑많은 언니인데
서울 대학에서 만난 선배님은
많은 부분에서 영향력을 끼칠 거목이었어요.
엄위함과 따뜻한 사랑을 겸비한 선배님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워요.
부족한 저에게 선뜻 강단을 내어주신 선배님의 신뢰를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거예요.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인옥님.
잘 지내지요?
반갑고 보고 싶네요.
단풍이 다 지기 전에 만나고 싶군요.
이흥복 선배님.
말씀 없으셔도 들려옵니다.
선배님의 격려의 소리가...
늘 지켜봐 주시다가 제가 못보았을까
손짓해 주시네요.
효도하자 닷컴에 열심히 가겠습니다.
노크도 없이 마구 들어가도 될까요?
강명희 선배님.
선배님이 동아일보의 문을 열어 주시듯
박성애 선배님이 저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어요.
이 고마움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요
선배님과 나누던 향기로운 커피향이
자꾸 생각나는 가을밤 입니다.
2004.11.02 00:36:41
유사모의 책을 다 읽어 심심하니까 자주자주 글을 올려달라고 했더니
벌써 기도 응답(?) 이 잘 되네요.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낙타무릎이 되는
유사모의 지혜 또한 못 말려요! 학생중 반 이상이 울은 것 같다고
전화로 얘기했죠? 개인의 진솔한 얘기에서 철철 묻어나오는 삶의
현장얘기, 어느 누가 눈물 흘리지 않고 들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 있으면 나오라고 해! 내가 눈물샘 검사를 해야겠으니까!
그런 감동을 통해 오늘도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더욱 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일은 더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기원해요.(:u)(:y)(:^)
벌써 기도 응답(?) 이 잘 되네요.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낙타무릎이 되는
유사모의 지혜 또한 못 말려요! 학생중 반 이상이 울은 것 같다고
전화로 얘기했죠? 개인의 진솔한 얘기에서 철철 묻어나오는 삶의
현장얘기, 어느 누가 눈물 흘리지 않고 들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 있으면 나오라고 해! 내가 눈물샘 검사를 해야겠으니까!
그런 감동을 통해 오늘도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더욱 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내일은 더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기원해요.(:u)(:y)(:^)
바쁜 중에도 내 청을 거절하지 않고 와서 강의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그럼~, 내가 유사모한테 부탁했던건 이제 다른 사람을 간호하겠다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간호학 지식보다 더 중요한건 바로 유사모가 얘기 했던 것처럼 환자를 위해 성심성의것 도와주고 환자를 이해해주고
또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나누겠다는 사랑을 실천하는거아니겠어요? 아마 학생들에게 어느 강의보다 기억에 남는 강의였을거예요. 유사모가 두고간 책도 학생들에게 돌려가며 읽도록 했어요. 다음에 또 기회를 만들어서 또 와주세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