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학교 다닐때 주로 방콕족이었던 관계로 할줄 아는 운동이 없었어요.
지금도 체력장만 생각하면 끔찍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거의 제로 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는 주로 숨쉬기운동이나 입근육 운동만 하고 지냈죠.
언제부터인가 무릎에서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이 나타나더라구요.
그때부터 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던 운동, 수영을 배우게 되었지요.
남달은 한달이면 25미터 정도는 헤엄쳐 가는데,
저는 키판없이 10미터도 못갔지요.
조금 창피하기도 했지만 '내가 운동하러 왔나, 물리치료 하러왔지'
라고 자위하며 다시 초급반을 한달더.
이런식으로 느긋하게 남들 의식하지않고 다달이 수영장에 세금내듯이
돈을 내다보니 어느결에 서툴지만 모든 영법이 다 되더라구요.

그런 제가요 올여름이 끝나갈 무렵부터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지요.
굳이 운동이랄 것도 없는 '자전거 타기'
어린시절 자전거도 타보지 못했던 관계로
흰머리카락 휘날리며 비틀비틀...
온몸에 힘을 잔뜩주고 아침마다 비틀대는 저를 보고 길가는 사람들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표정이었지요.

그렇게 삼일이 지나자 조금 부끄러워 밤에 나와서 혼자 마냥 비틀거리다
일주일이 되는날 '어 어~'하다보니 자전거가 굴러가는거예요.
어찌나 신기하든지.
오늘도 안되면 끝이다  생각했는데.
그날이 바로 9월 6일 밤 10시 40분.
협조해주신 몇몇분들과 함께 축배를 들고 집에 돌아오니
한시가 다되었는데
잠자리에서도 내가 탄 자전거가 굴러갔다는것이 너무 신기하기만하더라구요.

그 다음날 부터 매일 밤 한시간씩 아파트 주위를 다람쥐 챗바퀴 돌듯 자전거를 탔어요.
그래서 드디어 오늘.
우리집에서부터 12킬로미터를 자전거로 달렸어요.
대덕연구단지는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 타기가 수월하지요.
가을바람을 맞으며,또 풀내음을 맡으며 한시간여를 달린 느낌,
정말 짱이예요.
올 가을은 정말 행복할거예요.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자전거에 대해 늘어놓은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선배님들! 건강에 넘 좋기 때문이랍니다.
저요 얼마전까지도 계단 한 칸만 디뎌도 무릎이 "시큰"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너무 말짱해요.
언젠가 텔레비전을 보니 전라도 어느 시골 동네 할머니들이 자전거를 배워
싱싱달리는 모습이 나오더라구요.
하루 몇번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릴 필요없이 아무때나 읍내에 나가기도 하구요.
팔십대 할머니가 걸음걸이는 뒤뚱거려도 자전거는 잘 타시더라구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거지요.

집 한쪽 구석 어디엔가 박혀있는 먼지묻은 자전거를 꺼내서
올 가을이 가기전에 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