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인가? 5월인가?
    인천에서 냉면번개가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 나는 편도선이 부은 상태라 자리에 몸져(^^) 누워 침한방울 삼키지 못하는 상황이니
    밥은 커녕 옹진랭면이 그 무에 소용이 있었을까나..

    목젖의 진동이 없는지 전화가 와도 속삭이듯이 말할 수밖에 없어 도대체 대화가 안되었었다.
    내가 평소 그렇게 나긋나긋하게 대화를 했으면
    무척 여성스럽다고 사람들이 평했을꺼다.(나는 목소리도 커다랗고 안 여성적임)
    무슨 중병 걸린 환자처럼 그렇게 누워있던 그 초여름날,
    랭면그릇이 벽에 걸린 달력 속의 그림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더군..

    그런데 그 땐 왜 갑자기 시큼한 랭면 국물이 그리도 생각이 났을까.
    자리에 누워있자니 얼음이 둥둥 뜬 랭면 국물이 제주도 정방폭포 쏟아져 흘러내리듯
    내 목젖을 타고 윗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상상만 머리를 맴맴 돌았다.

    나의 보좌관인지 감시원인지  두명이 집으로 연락없이 파견되어
    머리는 산발을 하고 몸매무새는 행상차림인 채로
    양쪽 팔을 잡혀 이름을 알 수없는 어두컴컴한 곳으로 납치되었으니
    랭면먹고 양기가 충천한 여인들이 가무에 열중하고 있는 노래방이었다.

    납치하면 무엇하는고!
    목소리가 안 나오니 노래를 할 수가 있는가
    허리를  좌로 틀면 우측  갈비뼈가 아프고
    허리를 우측으로 틀면 왼쪽 넙적다리에 종아리까지 땡기니 무도를 할 수가 있는가
    무희들의 모습만 바라보고
    박수만 쳐주고 멀뚱 앉아 있던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 한심했었다(과거완료형)
    지금도 눈에 삼삼, 귀에 삼삼한 것은 리정기 온니의 구여운 모습,..

    그래도 기왕지사 온거 분위기 맞추어 주자라고 결심하고 끝까지 앉아있었더니
    하늘은 결코 나를 저바리지 않았었다.
    언제나처럼 제비뽑아 선물을 나누어 주는 타임에서
    나는 가장 비싼 상품에 당첨이 되었고 (도브샴푸셋트--아직도 모셔두고 있음)
    눈에 쌍라이트를 켜며 샘을 내는 광*의 눈빛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현재진행형)

    그 후 나는 몸이 다 낳으면 그 랭면을 꼭 먹으러 가야지 하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병이 낫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가고싶은 마음이 싸악 없어졌다.
    그렇게 뜨거운 한여름이 가고 8월 17일에 옹진랭면 번개가 있다고 하니
    거기에 2차로 가무까지 곁들인다고 하니(음주도 있는지 모르지만)
    내 어이 그 자리에 불참을 할 수 있겠는고!!

    하여~
    내 목젖을 타고 넘어갈 랭면 국물을 음미하기 위하여
    목욕재개하고 맑은 마음으로
    나는 오늘부로 3일 잠수기도에 들어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