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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오는 날  **
                     

    태양의 열기에 녹아내리던 푸름이
    숨 넘어 갈 즈음

    하늘엔
    잿빛 구름이 손잡고 맴돌다
    굵은 빗방울 틈새로
    잔잔한 노랫말을 떨굽니다

    타들어가던 잎새들도
    간간히
    빗속을 거니는 바람의 흔적에 흔들리며
    목마름을 풀어가고

    휘어진 처마 밑에 매달린 빗방울이
    그리움처럼 흐르며
    가슴을 적십니다

    촉촉히
    흙으로 스며드는 빗물이
    눈물을 대신해 아픔을 녹여주고

    들릴듯 말듯
    내려 앉는 빗소리에

    깊이 숨어있던 당신 내음이
    혈관을 타고 흐르며 꿈틀대다가
    온 몸으로
    슬픔을 토하듯 요동합니다

    더위 끝에 내리는 비가
    그리움을 불러 모으며
    아물어 가던 상처를 헤집어
    눈물이 되어

    젖은 눈이 시리도록
    기억의 틀어진 조각을 주워
    가슴 한켠부터
    하나씩 맞추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