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년 전 처음으로, 전화모뎀으로 접속하는
      국내 PC통신에 입문하여 젊은이들의 대화방이라는 곳을 들어갔다
      타자도 잘 못치던 터라 주로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대화중에 " 통대"라는 것이 자주 나왔다.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 단어가 뭔지 몰라서 혼자 답답해 하다가 결국 물어보았다
      "통대가 뭐죠?"

      그들의 대답은
      "통화중 대기의 줄임말입니다"

      다들 알고 있는데 나만 몰랐던 것 같아서 어리버리했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챙피함을 느꼈던 것이 10 년전의 내 모습이다


      얼마전에는,
      열우당 열우당..소리를 듣고는
      새로운 정당이 생긴 줄 알았었다.
      역시 물어보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그리 생각을 하고만 있었는데
      "열린우리당"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알고는 아이고 챙피

      마눌이라던가 옆지기라던가 하는 단어들 또한
      통신문화가 발달하면서 유행하는 단어이다.
      마눌하면 처음에는 마늘이 생각났지만
      이제는 내 머리 속에 마누라의 줄임말이라는 것이 입력이 잘 되어있다.

      영어대화방에서 역시
      줄임말을 쓰지않으면 대화가 안될 정도이니
      영타를 치려면 땀을 뻘뻘 흘리고 치기도 바쁜데ㅎㅎ
      짧고 간단하고 빠르게 언어를 전달하고자 하는 풍조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타자를 쳐보면 해석이 도통 안된다.
      한글이나 영어나 일자무식이 따로 없는 것이다.

      내가 11회 홈피를 운영하는 운영자일 때
      왼쪽 메신저창에 늘 " 운영자"라는 아이디로 떠있었다
      다른 친구들도 각자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달고 있어서 쪽지들을 주고받았다.

      성이 운씨가 있으랴마는
      순진한척 하는 어른이나 또는 우리동기동창 중 자녀가 초등학생 일경우
      나는 영자아줌마로 불리워졌다.
      동창은 그 말을 최근에 전해주었지만
      그 이전에도 나는 영자였던 것이다.
      이영자가 아니라 운영자

      그럼 요즘은 무엇일까
      리자? 인가?

      허긴 내가 두기, 두기여사 하니까
      우리집 아이들 이름이 두기라고 하는 말까지 흘러다닌단다. ㅋㅋ

      정말 세상은 우리들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데
      나는 한템포 늦게 머리에 반응이 오고있으니
      이를 어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