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동안 타고온 밤기차 때문인가?
여독이 안 풀려서인지
유주에서 계림으로 가는 2시간여 동안
버쓰 안에서 일행들은 모두 졸고 있었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도  
잠시로 끝나고
나는 마지막 여행의 종착지인
계림에서의 마무리는 확실히 하고 싶어
중국이라는 큰나라의 모습을
짣짣이 머리에 담고있었다.

곧게 뚫린 고속도로변은
우리나라와 진배없었다.
승용차는 도통 눈에 안 띄고
짐실은 추럭만이 쌩쌩 달리는데
내용물이 안보이게 모두들 겉을 덮어 씌었다.
도로변에는 유도화 일색이고
평화로와 보이는 농촌마을은 이따금씩 눈에 보이는데
집들이 하나같이 2층집인데 넓고 겉은
깨끗해 보였다.

거지반 계림에 가까와 오니
가이드의 안내설명이 시작되었다.
모두들 비몽 사몽 .
웅호산장이라느곳을 지나치는데
세계에서 제일 많이 호랑이와 곰을 기르는 동물원이라며
하루에 한번씩 호랑이쑈가 있다고......
몇일 굶긴 호랑이를 우리에 소한마리와 같이 푸는데
영리한 호랑이는 소가 지칠때 까지 몰아
기진하면 목덜미를 물어죽이고
잘못하여 등짝이나 딴곳을 물면 유혈이 낭자한다는데
잔인하고 끔찍한것을 즐기는
인간의 심리는 묘하기 짝이없다는 생각이들면서
나는 애저녁에 안보기루 작정했다.

나중에 쑈를 보느니 안보느니 싱갱이가 조금있었는데
졸던 동창들 왈
써커스의 재주부리는 쑈 정도라고 생각했다나....
그래서 남이 말할땐 딴청하지 말고 들어주는게
예의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계림에 도착하자마자
출출한 시장끼 때문에 아침식사 부터 하고
일찌감치 시내 관광에 나섰는데
천하제일 계림산수라는 말은
장가계에서 한껏 눈 사치를 한터여서인지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복파산, 상비산, 첩채산은
계림전체가 그러듯 100미터 안팍의 높이라
자유공원 밑등어리를
탁탁쳐서 오므린 형국이라
별 볼일 없었다.

계수나무가 많아 계림이라 불리운다는데
곳곳에 가로수는 계수나무요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강을 사이에두고 도심을 삥둘른 산세가
그나마 아름다웠다.

본격적인 관광은 이강유람서 부터였다.
손수몰고가는 모노레일의 재미도 만만치 않은데
이강을 끼고 병풍처럼 두른 산세가
아기자기해
수줍은 새색시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의 느낌인가?

일행이 시킨 계화주와 즉석에서 튀겨준 새우한접시로
흥에 겨워들 있을 때
사진 이라도 몇장 남겨야 되겠다고
뱃머리로가보니
우리보다 한발앞서 승선한 노인네 관광단이
일렬종대로 나란히 앉아들 있는데
모두들 쿨~쿨~~
고개 떨구고 주무시고 계신 꼴이
무척이나 여정이 힘에 버거우신듯 했다.

그누가 말했던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고....
효도 한답시고 먼길 보내는일도 보낸다고 떠나는일도
삼가해야 할것 같고
그저 능력되면 한살이라도 젊어서
다리성하고 기력 좋을때 여행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강유람후 관음동굴을 보게됐는데
종류석과 석순이 꽤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고
굴을 통과하는 모노레일과 노젖는 보트는
한결 재미를 더해주었다.
동굴속에서 조명받고 쏟아지는 폭포에 넋이나가
그만 모자를 잃어버리는 불상사가 생겼지만
실망하던
천하제일 계림산수를 그나마
상쇄시켜 아깝다는 생각은 버리기로 했다.

여장을 풀러들어간
계산호텔은 꽤나 고급스럽고 깨끗하여
우리일행을 만족스럽게했고
저녁만찬을 하게된 중국 레스토랑도
최고급요리와 더불어 우리를 흡족시켰는데
용봉탕에 예술이다싶은 잉어탕수며  북경식 오리구이, 참새튀김등등  
계속적으로 써브되는 고급요리가
내입맛에는 맞지않아 애석하게도 먹지 못했다.

식사후 소수민족쑈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호화로운 의상과 현란한춤
간단한 써커스가 눈요기론 충분했고
장족들이 구애할때 던진다는 장식구슬공이
나에게 오는 행운을 안겨 주었는데
나중에 애기아빠인 현지가이드에게 주고왔다.

드디어 집에 오게된날
시간이 널널하여 가이드의 안내대로
보석점과 한방병원에 가게됐는데
모두가 알뜰파라
별쑈핑 안하고
한방병원에서 모두들 빈손으로 나올때
한아저씨 미안해서 뒤가 켕긴다며
파스한통 사 갖구 나와선
부인에게 호되게 당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몇천원이면 뒤집어쓸걸
2만5천원 씩 주고샀다고
투덜 투덜 궁시렁 궁시렁....

점심식사는 처음 계림에와서 조반 먹었던
한국식당에서 하게 되었는데
관광 상품점을 겸한 깨끗하고 큰식당이었다.

가격이 딴곳에 비해서 별로 비싸지 않아서인지
마지막으로 쇼핑을하는데
주로 곡식과 술이 주종을이루었다.

한꺼번에 많이 사면 박스로 단체포장하여 싸게 준다는 바람에
더욱많이 쇼핑하게들 되었다.
동창들이 나도 한몫 끼워 같이 사자고 부추기는데
솔직히 계화주 사고 싶은 맘은 한구석에 있었다.
인천공항서 부터 끌고 다니던 양주한병이
스치로폴 포장으로 부피가 만만치 않게 커진데다가
장가계에서 산 된장에
계림에서 산 묵직한벼루가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아서
섭섭하지만 마음비우고 안사기루 했다.

계림에서 4시간 비행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짐들을 찾고 푸는데
이게웬일!
같이들 산 술병이 깨지고
좁쌀은 터져 공항바닥은 좁쌀 천지
당황한 동창들 허겁지겁 치우고 담고 야단들인데
난"휴~우"
안도의 한숨을...
여행시작 부터 말썽이더니
끝끝내 말썽이라는 오명을 벗은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역시 욕심부리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부리나케 집을 향한 나는
피곤은 생각할겨를도없이
들고 들어가는 짐보따리가 가볍게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