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출신高 분석
[조선일보 2004-05-05 18:57]
60개 학교 17代 새로 진출 평준화세대 25→84명으로

[조선일보 김창균 기자] 이번 17대 총선 당선자 299명 중 고교 졸업자 294명의 출신 학교를 분석한 결과, 1958년 서울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된 고교 평준화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16대 총선 때만 해도 평준화 세대는 25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총선에선 84명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과거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학교들이 대거 국회로 진출했다.

수십개 고교 국회 첫 진출

17대 당선자를 배출한 고교는 총 141개교인데, 이 중 16대 국회엔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곳이 60곳이나 됐다. 이 중 상당수 학교는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당선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안명옥 당선자의 출신학교인 인천 인일여고 동창회 사이트에는 ‘인일여고 최초의 국회의원 탄생’이란 축하 메시지가 떠 있다. 서울 소재 남자고교의 경우 경희·대성·동대부고·우신·철도, 여고 중 서울·명지·무학·예일·정신·중앙·한성 등은 새로 국회에 진출한 학교들이다. 용문고는 임종석 의원이 재선한 것을 비롯, 이번에 두 명의 추가 당선자를 냈고, 평준화 전 ‘강문고’일때 졸업한 김낙성 당선자를 포함하면 당선자가 4명이나 된다. 부산 동성고는 16대때는 한 명도 당선자가 없었는데, 이번엔 3명을 배출했고, 대전 보문고도 열린우리,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각각 당선자를 내며 국회에 최초로 발을 디뎠다.

서울 대경상고(현 대경정보산업)도 이강래 의원(열린우리 전북 남원순창)이 재선에 성공하고, 안병엽(열린우리 경기 화성), 이군현(한나라 비례) 등 두 명의 당선자를 추가로 내며 약진했다. 중소 도시 소재 학교들도 상당수 당선자를 냈는데, 경기 남양주 광동, 포천 관인, 파주 문산, 전북 정읍 태인, 전남 완도수산, 경남 남해 창선, 사천농고 등이 대표적이다.

명문고들은 여전히 강세

세칭 명문고들은 대체로 16대 국회 수준의 당선자수를 유지했다. 경기고는 16대와 마찬가지로 20명의 당선자를 내며 1위를 지켰다. 다만 16대 때는 한나라당 소속이 13명으로 압도적이었는데, 이번엔 열린우리당이 11명, 한나라 7명, 민주노동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 2위는 경복과 경북고교가 나란히 14명씩을 냈다. 경북은 16대 때와 당선자 수가 같은 반면, 경복은 9명에서 5명이나 당선자를 늘렸다. 경남고는 12명에서 13명으로 1명 늘어난 4위였다. 16대에서 광주일고 7명, 광주고 4명으로 경합했던 두 학교는 이번엔 11명, 1명(신계륜)으로 균형이 무너졌다. 부산고는 8명에서 9명으로 1명 늘었다.

여고 중에선 경기여고가 7명의 당선자를 내며 독주했다. 지역구 당선자는 조배숙(열린우리 전북 익산을) 1명뿐이지만, 비례대표가 6명(열린우리 4명, 한나라 2명)이나 됐다. 이어 2명씩 당선자를 낸 곳이 이화여고, 서울여고, 중앙여고 등 3곳이었다. 지역 명문고가 해당 지역에서 당선자를 낸 비율을 보면 부산 18개 지역구 중 경남고 7명, 부산고 4명이었고, 대구는 12곳 중 9명이 경북고 출신으로 가장 독점적이었다. 인천은 12곳 중 제물포고 5명, 광주는 7곳 중 광주일고 3명, 대전은 6곳 중 대전고 3명이었다.

(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