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의 반성문을 보면서 나의 마음도 저리고 아파왔다.
나도 이 글을 쓰기까지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자책하는 김명희에게
필화사건을 혼자 애써 수습하는 강명희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 주고싶어 생각을 다듬고 말을 다듬어 보았다.
내가 얼굴을 아는 김명희와 아직 상면 못한 강명희
그러나 이 두 명희씨들의 마음을 나는 알고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침묵했기에 나중에 괴로워했던 경험,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침묵하지 않았더라도 또 자책감에 빠져들었을거야.

또 어떤 때는
사정을 잘 모르거나
아직 나의 의견과 입장이 잘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도
오로지 가만히 침묵해서는 안 될것 같아서 안 침묵 (이런 말도 되나?) 해서
괴로워지는 경우도 아마 경험했을거야.

또 100% (거의)  의 확신을 가지고 ‘이건 옳은 일이다’  하고 고개를 디밀던 일조차도 어찌어찌 지내고보면
‘나서지 말아야 했던가?’
‘과연 잘 한 일인가?’
‘나로 인하여 불편해 진 사람은 없는가?’  갈등에 빠지고
그러다보니  침묵보다 더 좋은게 없다는 생각도 들고………

복지부동과 침묵이 많이 비슷하지?
잘 모를때,  자기 의견이 확실치 않을때,  해봐야 더 복잡해질때는 과연 이 두가지가 더 현명하다는 걸 다시 느꼈어.
더구나 디미는 고개가 부담스럽다는 데야 더 더욱 ……

복지부동 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야.  (내 경우엔 그랬거든)

14기가 공주 나들이 갔다오는 모습에
요즘 다시 들어가 훑어보고 있는 오알쥐 가 오버랩 되는군.
그 아까운 공들인 쥐가 4월말에는 사라지는 건가?

맨처음 그 쥐들의 세계에 남몰래 흥미진진하게 잠입하여 하나씩 하나씩 열어가며
황홀했던 때가 있었고
어디쯤 가서 정체를 알 수없는 혼돈과 회오리에 어지러워서
다시 들어갈 엄두를 못 냈던 때가 있었고
지금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릴지도 몰라 하는 조급함에
날마다 의무적으로 들어가서 좋은 걸 추려내서 보관하는 나.

나도 참 못 말리는 사람이다.
누가 그러래?  
그 의무감은 나 스스로 나 자신에게 부여한 것일뿐인데……..
그래도 또 한긋 이렇지요.
그렇게 아까운 걸 다만 얼마라도 건지고싶어……

인간이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내가 모르는 것들은 모조리 하느님께 떠다민다.

“내가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다 사해주십시요.”   (x23)(x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