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예배를 알리는 종소리에
기도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 쌓인 산 속에서 밤을 샌 것이다.
그 때에야 성전에 혼자 있을 시누이가 걱정되어
빠른 걸음으로 산길을 내려왔다.
새벽 바람은 매섭게 옷깃을 파고 들었다.

성전에 도착하니
시누이가 나를 보고 달려와 얼싸 안고 엉엉 울어댄다.
"언니! 이 추위에 어떻게 얼어 죽지 않았어?"

"어젯밤 별로 춥지 않았잖아
바람도 없고..."

"무슨 소리야!
올 겨울에 어젯밤이 가장 추운 날이었어.
바람도 많이 불어서 체감 온도도 최고였대."

내 몸을 샅샅이 살펴보던 시누이는
"언니! 언니 바지 엉덩이가 뚫어졌어!
무릎 꿇고 앉은 운동화 뒤굽에 문질러져서 뚫렸나봐."

"어! 이상하다?  
나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기도 했는 줄 알았는데
옷이 뚫어지도록 움직였단 말인가?

그런데 시누이의 눈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밤새 얼마나 걱정했으면 이럴까?
마음이 풀리지 않는가보다 하고
시누이를 안아 주었다.
그랬더니 시누이는 이렇게 속삭였다.
"언니! 어젯밤 나도 주님을 만났어!"

"뭐라구! 주님을 만났다구?"

"그래 그렇다니까!"

우리 둘은 손을 잡고 깡총 깡총 뛰며 울었다.

"언니가 산 속으로 가 버린 후
나 혼자 성전에 돌아 오자 언니 걱정이 더 되는거야.
이럴줄 알았으면
죽기 살기로 언니를 따라 가야 하는 건데...
후회 하면서 자리에 퍼져 앉아 한참을 울었어.
그런데 내 앞에 어떤 부인이
영어도 아니고 불어도 아니고 일어도 아니고
하여튼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찬양을 하는거야.
얼마나 듣기가 좋은지
나도 모르게 기도를 했어.
하나님! 정말 살아 계시다면
나도 저 부인처럼 찬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런데 내 입 안에 음이 가득찬 것 같았어.
그 음을 소리내어 보았더니
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찬양을 하기 시작 한거야.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이
내 가슴에서 회개를 시키는 거였어.
나는 밤새 입으로는 찬양을 하지만
가슴으로는 뜨거운 회개를 했어.
언니! 나는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믿어!
또한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신 사랑이
예수님을 보내 주신 것을 믿어!
그 예수님이 나의 씻을 수 없는 죄악을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을 믿어!
그 예수님을 내가 믿음으로 구원받은 것을 믿어!"

그칠 줄 모르는 눈물로
믿음을 고백하는 시누이를 가슴에 안고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눈물이 강물 같이
기쁨이 강물 같이 흘렀다.

예수를 전혀 믿지 않고
오히려 미신을 섬기던 시댁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께 구원함을 받은 사람은  
기도원에 따라 왔던 나의 시누이였다.

나는 시누이의 구원을 위해서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구원은 오직 주님의 은혜로 말미암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은 이 날의 시누이를
나의 믿음의 동역자로 영원히 내 곁에 주셨다.

시누이를 성전에 혼자 내버려 두고 갔다고
쓸데없는 걱정일랑 하지를 말자
하나님이 그에게도 구원을 베푸시고 계신 중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날부터 하늘에서
소낙비처럼 쏟아 붓는  
천국의 보화 때문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