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피어나는 꽃 **



                                                글 : 한효순
                                             사진 : 뫼샘님







                      언제부턴가

                      나뭇가지의 물오름 소리가

                      가슴 깊이에서 울리더니




                      메마른채

                      뿌연 먼지만 일던 가슴에

                      꽃비를 불러와




                      우글쭈글 모양 사나운

                      내 안의 울을

                      향내로 촉촉히 적셔 주었습니다




                      목젖이 칼칼하도록 푸석이던

                      오래된 기억의 흔적들이

                      맑은 빗방울에 업혀 흘러가고




                      눈가가  짓무르도록

                      곁을 맴돌며 흔들어 대던

                      덧난 상처의 목메임도




                      꽃비의 향내에 취해

                      바람타고 허공으로 흩어지며

                      벌어진 상처 위로 꽃잎하나 묻어

                      멍에처럼 걸머지고 가 버렸습니다




                      이젠

                      잠궈 두었던 고리를 풀어




                      소리도 없이 다가와

                      조심스레 두드리던 당신의 눈빛으로

                      어지러진 가슴을 밝혀가며

                      사랑의 싹을 틔우렵니다




                      이제 나는

                      묻혀있던  생명의 줄을

                      손끝으로 찾아내

                      당신 가슴에 걸어드리며




                      설레임을 보듬어

                      물기 머금은 모습으로

                      함초롬이 피어나는 꽃이 되렵니다

                      지지 않는 꽃으로 피어 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