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는 방향엔 자동차 홍수다.
1월 1일이니 동해쪽으로 나가는 행렬인가?

우리 교회는 매년 1월 1일- 3일까지
성도 전체가 기도원에 간다.

여러 차로 분승하여 교회를 출발했다.
내가 탄 차는
젊은 부부의 승용차였는데
내가 그 차를 타지 않으면
기도원도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릴만큼
나를 좋아하는 부부였다.

차가 가는 것인지
온통 주차장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꽉꽉 막혀 있는 길을
3시간쯤 기어 가니 구리에 이르렀다.
반대편 차로는 텅텅 비어 있었고
우리가 가는 방향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저 언덕 위에 신호가 빨간 불일때
저 쪽 길로 달려가면
언덕 위에 샛길에 들어 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할까요?"

운전을 하던 성도가
나와 같이 그 차를 타고 있는 다른 부부에게 물었다.

"그럽시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것이다.

그런데 내 영혼이 떠오르고 있었다.
산과 들과 바다가
비행기에서 보듯 저 밑으로 보이고
빛이라고는 전혀없는 캄캄한 공간을 지났다.

얼마큼 지났을까?
저 하늘에서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빛이 쏟아졌다.
"이 빛은 햇빛이 아니야.
햇빛하고는 다른 빛이야."

그 빛으로부터
날개가 달린 천사 둘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손에 무지개를 붙잡고 있었다.

"아! 이 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내가 막 들어 가려는데
천사가 무지개로 나의 가는 길을 막는다.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도다."

그 말이 있자마자
나의 영혼은 하늘로 부터 땅으로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나의 길을 왜 막느냐?
나는 내려가기 싫다라는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고
또 내 임의대로 되지도 않았다.

아~아파!
머리가 깨지는 아픔이 느껴졌다.
아~아파!
나에게서 신음 소리가 났다.
"여보! 사모님 살아 나셨어요!."
이 말 한마디 하자
차 안이 온통 울음 바다가 되었다.
운전하던 성도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때
유턴하던 차와 충돌을 한 것이다.
유턴하던 차는 가운데가 찌그러지고
우리 차는 앞이 찌그러질 때로 찌그러 진 것이다.
나는 그 충돌때  정신을 잃은 것이다.
이마에서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내 영혼이 천국에
올라갔다 내려 온 시간은
몇초같이 느껴졌는데
우리 차는 방지거 병원에 도착하고 있었다.

나는 우선 사고를 낸 성도님이 안정할 수 있도록
전혀 아프지 않는 것 같이 웃어 보였다.
얼마나 당황하고 두려운 길을 단 숨에 달려온 것인가!

그런데 병원에서는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종용한다.
마취 할 사람이 없고
외과 의사는 한 번도 수술한 경험이 없단다.

죽기를 다해 이 병원까지 나를 데리고 온
이 성도에게 다시 운전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먼저 목사님께 전화를 해서
우리가 길을 잘못 들어서 그 곳에 늦게 도착 할 것이라고만 했다.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지면
모처럼 기도원에서 기도하려고 간 성도들이 걱정하게 되고
은혜 받는데 지장을 줄 것 같아서 였다.

나는 수술해 본 경험이 없다는 의사에게
"다른 병원으로 갈 수 없으니
무조건 수술을 하라"고 했다.
의사가 잘 꿰맨다고 살이 붙는가?
하나님이 잘 붙혀 주셔야 붙는것이지...

"마취사가 없어서 마취를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어요.'

"몇 바늘 안되니 마취없이 그냥 하세요."

"얼마나 아픈데 어떻게 참으려고요?"

"참는 것은 내가 참을테니 의사 선생님은 걱정마세요."

결국 마취 없이 수술을 하게 되었다.
운전한 성도님이 듣게 될까봐
아무리 이를 악물고 참으려 해도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온다.
이렇게 작고 얇은 바늘이 찔러도
눈앞이 캄캄해 지도록 고통스러운데
우리 주님은 손과 발에 못을 박히셨으니
그 아픔을 어떻게 다 견디셨을까?
"주님은 두꺼운 못이 살을 찢었고
나는 가느다란 바늘이 찌르는거다
나의 아픔은 새발의 피야."
아픔이 더해 질수록 그 생각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죽을지경이다.

나를 구원하시려고 주님이 흘리신 피
주님의 끝도 없는 사랑의 흔적
굵은 못자국  

그 사랑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래요 너무 아프시지요.
조금만 참으세요."
의사는 내가 아픔이 참기 어려워 우는 줄 알고
못내 안타까와 한다.

붕대를 머리에 감았는데
눈이 퉁퉁 부어오른다.

나는 스카프로 얼굴을 감싸고
기도원으로 출발하자고 했다.
내가 치료를 받는 동안
운전해 줄 다른 분을 병원으로 오게 했더니
마침 치료가 끝나니 도착했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이 기도원에 가지 않으면
성도들의 의혹은 커지고 그들은 근심할 것이다.

운전했던 성도님을 이대로 집으로 보내면
그는 일년동안 우울할 것이다.
그의 마음이 치료받아 회복되어야 한다.

"기도원 가던 목사 사모 교통 사고"
왜 하나님은 그들을 사고로 부터 막아 주시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없는 사고나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계속 하시고 계셨던
선한 일을 증거 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가야만 한다.

우리가 기도원에 도착하니
그 때는 저녁 시간이었다.
남편은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병원에서 바로 집으로 가지
이 몸을 해 가지고 여기에 오다니!."
내 고집에 두 손을 들었단다.

"뭐가 어때서요.
이 정도 가지고 천국 구경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야죠."

그 날의 교통사고가 없었다면
밝고 빛나는 천국이 그렇게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며
마취없는 수술이 없었다면
주님의 십자가 아픔을 내가 어찌 조금이라도 짐작 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받는 그 어떠한 정황도
심지어 우리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질병이나 고난도
주님이 주시는 최상의 사랑입니다.
그 곳에는 주님의 숨겨진 큰 사랑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일은 언제나 해피엔딩 입니다.
우리는 고난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서
마침내 우리에게 복을 주기 위한
주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 이 은혜와 사랑을 체험하게 해 준
장집사님(운전한 성도)께 이 기쁨을 나눕니다.

그 성도님은 낮부터 짊어진 무거운 짐을 벗고
춤추듯 즐거히 찬양했다.
그 날 저녁 예배는
우리교회 어느 해의 신년 부흥 예배보다도
뜨겁고 은혜가 충만하였다.

그 날이후
나는 어떠한 고난앞에서도
마침내 복을 주기 위한 주님의 뜻을 알아차린다.

어떤 이는 이마의 흉터를 성형 수술하라는 사람도 있다.
수술이라니요?
이것은 나를 사랑하고 따르던 한 성도님의 마음 이구요.
이것은 천국 구경 했다는 자랑스런 증표이구요.
이것은 주님의 "마침내" 사랑을  알아 차린 증표 이구만요

"너를 인도하여 그 광대하고 위험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건조한 땅을
지나게 하셨으며 또 너를 위하여
물을 굳은 반석에서 내셨으며
네 열조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광야에서 네게 먹이셨나니
이는 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마침내 네게 복을 주려 하심이었느니라"(신명기 8:15-16)